조선총독부·어학회와 논쟁
‘ㅎ’은 받침사용 불가 주장
훈민정음해례본으로 재입증

[강원도민일보 안의호 기자]일제 강점기 조선어학연구회를 이끌며 조선총독부와 조선어학회에 맞서 한글철자법 논쟁을 주도했던 철원출신 민족국어학자 박승빈(1880~1943)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종철 철원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에 따르면 1930년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언문철자법을 개정하면서 ‘ㅎ’은 받침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박승빈의 주장을 외면,조선어학연구회가 조선어학회와의 학술 논쟁에서 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은 “당시 조선총독부와 조선어학회가 공동으로 주장한 쌍서(ㄲ, ㄸ, ㅃ, ㅉ)와 겹받침은 보통학교 교과서와 동아일보 등에서 사용됐으나 육당 최남선과 담원 정인보,우정 임규 등의 민족지사와 대다수 민중들은 옛날 철자법을 존중했기 때문에 사실상 무승부였다”고 주장했다.이어 “조선일보 주필이며 사학자인 민세 안재홍도 조선통사 초고(1941)에 ‘아득한 옛날 새첨의 쩍에 아씨로써 높힘 받는 거륵한 한머님의 다스리는 사회 잇엇으니 아사달의 사회라’고 기술하는 등 ‘ㅆ’을 받침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나 해방 이후 한글학회가 국어학계를 주도하면서 쌍서와 겹받침이 어문규범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밝혔다.

최종철 연구위원은 “1940년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우리말의 받침으로는 8개(ㄱ ㅇ ㄷ ㄴ ㅂ ㅁ ㅅ ㄹ)만 사용된다는 것이 입증돼 박승빈의 학설이 진리에 가까운 것으로 판명됐다”며 “박승빈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언문일치의 관점에서 아름답고 편리한 철자법으로 개정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안의호 eunso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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