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렬 강원도 경제부지사

▲ 우병렬 강원도 경제부지사
▲ 우병렬 강원도 경제부지사
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도 꽃은 피고 산불 위험의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왔다.울산과 전북 고창에서는 산불이 나서 귀한 생명이 희생되기도 했다.지난 주말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 속에서도 우리 강원도에 산불이 나지 않은 것은 예방에 늘 힘쓰는 관계자와 도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 경제부지사에 부임한 후 첫 공식 행사는 지난 1월에 있었던 2020년 산불 방지 유관기관·단체 협의회였다.당시 회의에서 동해안 등 대형 산불의 진화 과정과 피해 동영상,피해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보니 그 긴박하고 참담한 현장 실정이 피부에 와 닿았다.

지난 해 4월에 발생한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군의 대형 산불은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2박 3일간 벌어졌던 사투의 기록은 바람과 뜨거움,졸음,목마름,공포,용기 등의 단어로 묘사할 수 있다.당시 산불로 산림 2832ha,주택 553동이 파괴되고 인명 3명,이재민 658세대 1524명이 발생했다.또 재산 피해는 무려 1295억원에 달했고 자연경관 훼손과 주민들의 정신적 피해까지 감안할 경우 그 피해액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난 10년간 강원도에는 682건의 산불이 나서 5409ha의 산림을 잃었다.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산불은 사람이 원인이다.입산자 실화가 47%를 차지하고 생활쓰레기·농산부산물 소각이 21%,담뱃불 실화 6% 등 무려 99%가 사람의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피해인 것이다.사람이 원인이라는 것은 다시 말하면,산불은 우리가 주의하면 처음부터 막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산이 좋아서 산행을 하면서 화기물을 가져가지 않을 수는 없을까? 생활 쓰레기나 영농 부산물을 꼭 태워야만 할까? 도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예방에 동참해 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산불이다.

산행을 할 때에는 반드시 개방된 산림을 이용하고 절대로 화기물을 소지하지 않는 건전한 산행 문화를 정착시켜주기를 도민들께 호소한다.산불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논·밭두렁에서 영농 부산물이나 생활 쓰레기를 태우지 않을 것도 함께 부탁드린다.

선거와 짝수 해가 겹치는 해에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한다는 징크스가 있다고 해서 산불 관련 부서를 비롯한 전 유관기관이 요즘 바짝 긴장을 하고 있다.오늘 이 시간에도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감시원,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비롯해서 도내 이·통장과 165개의 사회단체 회원,각 시·군의 읍면동 공무원 등 2만 6000여 명의 산불지킴이 여러분들이 불철주야로 산불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새 봄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답답함을 풀기 위해 강원도의 아름다운 산을 찾는 분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바이러스는 인력으로 막기 어렵지만 산불은 인력으로 99% 막을 수 있다.

우리 도의 귀중한 산림자원 보호에 도민들이 조금만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준다면 자랑스러운 산불지킴이들이 산불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산불은 인력으로 99%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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