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가 3500개의 외국어 표현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조사했는데 응답자의 60%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080개(30.8%)에 불과했다고 한다.세대별로 보면 60대 이하에서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378개(39.4%)인 것에 비해 70세 이상에선 242개(6.9%)단어 밖에 안됐다.우리말로 ‘정보무늬’를 의미하는 ‘QR코드’에 대해 60대 이하는 72.6%가 알고 있는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한명도 이해하지 못했다.팝업창(알림창),키워드(핵심어),패스워드(비밀번호) 등 비교적 쉬운 346개 외국어 표현조차 60대 이하와 70세 이상의 이해 비율이 최대 70%넘게 차이가 났다.

이처럼 일반 국민의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드라이브 스루(승차 진료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비말(침방울),진단키트(진단도구) 등 어려운 전문용어나 외국어가 미디어에 홍수처럼 쏟아지자 그렇지않아도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층의 정보 소외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전문용어나 외국어를 그대로 쓰는 것이 ‘통일성 있고 편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정보의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라도 쉬운 말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그래서 국어기본법에 ‘공공기관이 공문서를 작성할때 일반 국민이 알기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노년층이나 기저질환자에 특히 위협적인 코로나19사태에서 낯선 언어는 정보의 왜곡을 가져오기 쉽고 정보 전달에 실패할 수 있다.대재앙이 발생한 상황에서 정보소외는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는 만큼 언어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와 관련단체는 어렵고 낯선 말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하고 언론도 적극 나서야 한다.

진종인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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