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등 국경봉쇄 수출길 막혀
과실류 수출 전년비 51.4% 감소
급식중단·일반주문 감소 이중고

▲ 춘천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성문용(57) 맛짱딸기농장 대표가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판로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수확을 앞둔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권소담
▲ 춘천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성문용(57) 맛짱딸기농장 대표가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판로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수확을 앞둔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권소담

[강원도민일보 권소담 기자]코로나19에 해외 수출길이 막히자 급식 중단·일반 납품 주문 감소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딸기 등 저장 기간이 짧은 품목의 농가들은 출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단가를 낮춰 판매,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31일 오전11시 춘천 신북읍의 맛짱딸기농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3명이 빨갛게 익은 딸기를 수확하느라 분주했다.

3000여㎡ 부지 하우스 10곳에서 생산되는 딸기의 양은 하루 70㎏ 수준.코로나19가 없었다면 상당수가 학교·기관 급식소로 납품됐겠지만 개학 연기로 주문이 실종되면서 염가에 일반 소매로 판매하고 있다.지난해 말레이시아·홍콩,올해 초 베트남 등 동남아로 딸기 수백㎏을 수출했지만 각 국가들이 국경 봉쇄를 결정하며 수출길이 막혔다.이동제한 명령으로 현지 내부 유통망이 마비됐고 수출시장의 소비자 심리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딸기가 나지 않는 동남아에서 강원산 딸기가 주목받기 시작하자 수출을 염두에 두고 생산량을 확대했던 터라 타격은 더 크다.농장 체험도 맛짱딸기농장의 주요 판로 중 하나이지만 단체 활동이 제한되자 수입원이 사라졌다.해당 농가는 판로 확보가 어려워지자 최근 생산량의 90%를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 판매중이다.

통상 ㎏당 1만5000원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되지만 남아도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최소 6000원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이 때문에 수익구조는 더욱 나빠졌다.올해 2월 기준 도내 딸기 농가는 87곳에 달한다.성문용(57) 맛짱딸기농장 대표는 “딸기는 오래 보관하기 힘들어 판로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며 “내수도 부진하고 수출길 마저 막혀 막막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중국 시장이 위축됐던 올해 1월 강원지역 과실류 수출 실적은 2만5000달러로 전년동월(5만1000달러) 대비 2만6000달러(51.4%) 줄었다.코로나19의 국제사회 확산이 본격화된 이후 관련 수출 실적은 더 감소할 것이라는 게 농가와 유통업체들의 전망이다.

강원유통업협회가 필리핀에 2억원 상당의 강원 농특산물 수출을 추진하던 계획도 코로나19로 중단됐다.이를 통해 사과,배,딸기 등을 수출하려던 농가들이 해외 판로를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이선희 강원유통업협회장은 “3월 중순 필리핀에 도착한 강원산 배가 통관에 묶여 창고에 방치된 일이 있었다”며 “코로나19에 강원 농산물의 해외시장 진출이 올스톱됐다”고 밝혔다.

권소담 kwonsd@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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