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니

한 걸음 앞에 놓인 그것이 벽이었을 때

문을 만들라하셨습니다



손톱 끝이 닳고 핏물이 맺혀도

열릴 때까지 두드리라 하셨습니다



한 걸음 발을 옮기니

그곳은 뻥 뚫린 광장



텅 빈 하늘이었습니다



벽은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내 앞에 서 있는

바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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