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동강 할미꽃
억척스러운 봄의 약속, 시절에 맞서듯 굽히지 않고 피었네
허리 숙이는 할미꽃과 달리
절벽 바위틈서도 꼿꼿이 피어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
올해 코로나19로 축제 취소
아쉬움 속 조용한 개화
지역 위기 때마다 주민에 희망
훼손·태풍피해로 멸종위기
주민 자발적 보존회 결성 보호

▲ 동강할미꽃은 해를 거듭할수록 꽃송이가 늘어나는 여러해살이식물로 분홍빛과 청보라색,붉은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하다.
▲ 동강할미꽃은 해를 거듭할수록 꽃송이가 늘어나는 여러해살이식물로 분홍빛과 청보라색,붉은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하다.

새봄을 대표하는 꽃 ‘할미꽃’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고백 못한 사랑,슬픈 추억,사랑의 배신,사랑의 굴레,충성 등 다양한다.10여종에 달하는 할미꽃과 달리 ‘동강할미꽃’은 동강 석회암 절벽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대를 구부리지 않은 채 꼿꼿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핀다.


동강할미꽃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충성이

가장 어울린다.

봄이면 새 생명을 알리는

동강할미꽃은

다른 할미꽃과 달리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동강 뼝대(바위절벽)에서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계절과의 약속인

꽃송이를 선보이고 있다.



세계 유일의 특산종

동강할미꽃은 전 세계에서 동강에만 서식하는 세계 유일의 특산종 식물이다.동강할미꽃의 학명(Pulsatilla tongkangensis Y.N. Lee et T.C. Lee)에 서식지인 동강이 표시된 특별한 꽃이다.정선군의 군화(郡花)이기도 하다.매년 정선군과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는 3월 말~4월 초 정선읍 동강로 일원에서 강원도의 봄을 알리는 첫 이벤트인 ‘동강할미꽃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든 이벤트를 취소했다.그러나 허리를 숙이는 다른 할미꽃과 달리 봄의 전령사 ‘동강할미꽃’은 코로나19 등 최악의 여건에도 뼝대에서 꼿꼿이 허리를 폈다.

동강할미꽃 탐닉에 나선 포토그래퍼(photographer)들은 강력한 생명력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동강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동강할미꽃은 3월 말이면 꽃을 피우기 시작해 4월 중순이면 화려함을 뒤로 하고 시들어 간다.또 다시 1년간의 긴 기다림을 견딘 후에야 속살을 공개한다.동강할미꽃은 처음 싹이 돋아 첫 꽃이 필 때는 한 송이,이듬해에 두 송이가 피며 해를 거듭할수록 꽃송이가 늘어나는 여러해살이식물로 꽃은 대체로 분홍빛과 청보라색,붉은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하다.동강할미꽃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는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주변 절벽이다.



위기 속에서도 뽐내는 생명력

동강할미꽃은 그동안 다양한 위기 속에서도 동강 지킴이 역할을 한 터줏대감이다.양지바른 무덤가에서 자라는 할미꽃과 달리 동강할미꽃은 동강변 석회암 절벽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다.올해는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코로나19로 힘겨워 하는 국민들에게 고난 극복의 희망을 전하고 있다.동강할미꽃은 지난 1997년 식물사진가 김정명 씨가 동강에서 생태사진을 촬영 중 발견하고 다음해 자신의 작품으로 구성한 꽃 달력을 통해 존재가 알려졌다.이 후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의 연구 결과,동강할미꽃은 동강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한국 특산 식물이 밝혀지면서 지역명인 동강을 붙여 세계 학계에 공식 발표했다.동강할미꽃이란 근사한 이름을 얻은 사연이다.이 시기에 동강할미꽃은 정부의 동강댐 추진에 대항하던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한국 특산 식물인 동강할미꽃이 지난 2000년 6월 동강댐 건설 백지화에 중용한 역할 담당한 것이다.

그러나 동호인들의 대규모 출사와 작품사진 촬영을 위한 꽃 훼손,초대형 태풍인 ‘루사’와 ‘매미’ 등으로 동강할미꽃은 멸종위기종으로 위기를 맞았다.이 때부터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주민들은 ‘동강할미꽃보존회’를 결성(2005년)한 후 씨를 받아 모종을 기르고 공급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올해는 코로나19 지역 유입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동강할미꽃 축제가 전면 취소된 만큼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한 소규모 탐방과 마스크 착용 등을 지키는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윤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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