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 민족’ 수수료 체계 변경
건당 9.1 % 플랫폼 수수료 지불
배달료·가격 인상 소비자도 부담


[강원도민일보 권소담 기자]6일 오전11시.점심시간을 앞둔 춘천의 한 닭요리 전문점에는 5분마다 1번씩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주문 알림이 울렸다.

2월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이후 배달 주문이 30% 줄어들긴 했으나 평일에는 일 평균 60건,주말에는 80건의 배달 주문이 배달의민족을 통해 접수된다.해당 음식점은 배달이 주력으로 매출의 대부분이 배달 주문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다.

그동안 부가세 포함 1건당 8만8000원인 배민 울트라콜 광고만을 이용했지만,국내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이 지난 1일부터 수수료 체계를 바꾸고 정률제 방식의 오픈서비스를 확대하자 월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주문건당 5.8%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오픈서비스에 가입해야만 소비자에게 상호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수료 체계에 편입될 수 밖에 없었다.건당 수수료 5.8%에 소비자가 배민페이 등을 통해 결제할 경우 결제 대행 수수료(3.3%)가 추가 발생해 9.1%의 추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해당 업체는 배민의 수수료 체계 변경으로 월 240만원의 추가 지출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민을 통해 2만원짜리 닭볶음탕을 팔 때마다 플랫폼 및 결제 수수료 2000원,배달 대행료 2000원을 지불해야 한다.직접 고용한 배달 직원이 있지만 배달 대행업체 이용을 겸하자 지출하는 배달 대행 수수료만 월 120만원이다.임대료 80만원,전기·가스·수도 등 공과금 70만원,직원 10명에 대한 인건비 1350만원 등을 제외하면 매출의 25%만 순수익으로 남는다.

코로나19 확산 직전 월 9000만원이었던 매출이 현재 4500만원으로 줄면서 순수익도 2250만원에서 1125만원으로 반토막났다.

이 상황에서 배달의민족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커지자 업주 이모(45)씨는 관련 문의를 위해 배달의민족 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전화 연결 마저 실패했다.배달의민족이 여론을 상쇄하기 위해 업체 측에 권유하는 할인쿠폰·리뷰 이벤트 등도 결국 각 가게에서 부담해야 한다.일부 자영업자는 수수료 체제 개편 이후 메뉴 가격을 인상,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강릉에서 곱창 전문점을 운영하는 신모(40)씨는 바뀐 수수료 체계에 부담을 느껴 이달부터 배달의민족 바로결제 시 배달료 명목으로 메뉴 가격을 2000원 인상하고,매장 전화 주문시 2000원을 할인해준다.월 4000만원에 이르던 매출이 지난달부터 2000만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의 10%를 플랫폼 수수료로 지불하는 구조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후 독과점 시장이 되면서 소상공인들이 대형 플랫폼의 횡포에 휩쓸리고 있다”며 “전북 군산의 지역형 배달앱 등 성공적 대안이 제시된 만큼 강원지역에서도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공공 배달 플랫폼이 개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소담 kwonsd@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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