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여름 콜레라가 전국을 강타했다.당시에는 이동수단이 미흡했기 때문에 광범위한 이동이 불가능했음에도 정부는 사람들의 통행부터 막았다.관공서와 학교는 물론 길을 가는 사람을 붙잡아 강제로 예방주사를 놓았다.어릴 적 유난히 몸이 약했던 필자는 예방주사를 맞고나면 고열과 오한으로 몸살을 앓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프랑스 과학자 파스퇴르는 오래 지날수록 포도주의 맛이 시어지는 것을 연구한 끝에 그 원인이 미생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이어 포도주가 시어지기 전에 미생물을 없앨 수 있는 저온 살균법을 고안해 프랑스 포도주 산업의 부흥을 가져왔다.그가 포도주를 통해 발견한 미생물이 예방주사에 쓰이는 백신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예방주사는 전염병의 독성을 약화시킨 배양균을 주사하는 것이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세균하고는 다르다.항생제는 세균을 없앨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없앨 수 없다.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존재인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에 침입해 자신을 재생산한다.바이러스는 소멸하지 않고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확대한다.바이러스 자체가 변형되어 인간을 숙주로 삼아 살아가는 것이다.신종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유다.

지금은 언제든지 세계 곳곳을 갈 수 있는 시대다.소멸되지 않고 환경에 적응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더 빨리,더 광범위하게 전파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동시에 세계는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국가간 단절이 세계의 경제파탄을 불러와 전쟁같은 끔찍한 결과를 낳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인류는 그동안 수많은 바이러스의 공격에 맞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극복해 왔다.인류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전염병은 앞으로도 인류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운명적 관계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번 코로나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것이고,인류의 역사도 그만큼 전진할 것이다.다시한번 바이러스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생각한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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