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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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자 >
△김창완 (사)광산지역주민협의회 전문위원
△김휘중 강원대 환경연구소 특별연구위원
△이상진 광산지역환경연구소장
△최종문 동해대 환경공학과 교수
△홍진표 태백 생명의 숲가꾸기 사무국장

 지난 89년부터 시작된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던 탄전지대와 광산지역은 소위 폐광지역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폐광지역은 50여년간 채탄 등으로 인해 강과 산 지하수는 물론 공기까지 오염돼 심각한 환경파괴현상을 빚고 있다. 폐광지역의 환경오염 실태와 대책 발전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듣는다.

현재 폐광지역 환경오염 실태와 가장 시급하게 치유해야 될 문제점은.

△김창완 = 강원남부 폐광지역은 지난 50년 동안 산과 강 공기와 지하수가 모두 파괴돼 복구자체가 불가능 할 정도로 환경파괴 현상을 빚어왔다. 폐석으로 시커멓게 뒤덮인 산 뻘겋게 산화된 강물 저탄장에서 날아드는 먼지 갱내수 등은 이제 폐광지역의 일상이 돼버렸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일상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분진 분재와 폐광촌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 강의 복구 문제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김휘중 =지난 88년부터 95년까지 석탄합리화사업의 하나로 경제성이 낮은 탄광 334개가 폐광됐다. 이 가운데 100여개 폐탄광에서 하루에 3만 여t의 폐수가 유출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국토관리상 주요한 우리나라의 북한강, 남한강 및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여러 개의 다목적 댐의 수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폐광에 의해 수반되는 광해는 사후 환경관리가 미비하여 광미, 갱내수 및 침출수에 의해 주변 토양과 수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상진 = 폐광되면서 폐갱도 내의 갱내수로부터 중금속이 다량 함유된 산성 갱내수가 배출되어 하천에 유입되면서 황화현상과 백화현상으로 인하여 하천을 심하게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경관을 해치고 있다. 계속적으로 가행중인 광산과 근래에 와서 무분별한 석회석 광산개발로 인한 분진이 환경오염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폐갱수와 폐석장 침출수와 분진문제는 탄전지역이 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최종문 = 폐광지역의 환경오염은 크게 폐석장의 분진과 폐광산 갱내수 및 폐석장 침출수로 인한 수질문제로 나눌 수 있다. 이중 폐광 내에서 유출되는 갱내수와 폐석장에서 나오는 침출수의 발생원인은 폐광 시 철저한 후속조치가 부재한 탓도 있으나 무엇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한 탓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갱내수와 침출수의 가장 큰 문제는 강한 산성을 나타내는 수질과 아울러 철, 알루미늄, 망간 및 황이 다량 검출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갱내수와 침출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아울러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홍진표 = 우선 폐광의 사후 대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폐갱내수의 직접적인 하천유입으로 인해 하천의 중금속 오염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시급한 문제이다. 탄광에서 석탄을 캔 것 중에 열량이 모자라거나 잡석으로 선별하여 버리는 폐석더미들이 마찬가지의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폐광지역의 문제가 탄광으로 인한 문제라고 본다면 탄광으로 이루어진 백두대간의 훼손문제의 시급한 대책마련과 한강, 낙동강, 삼척 오십천으로 흘러드는 우리국민들의 식수의 발원지역이며 최상류인 강원남부 폐광지역의 중금속으로 인한 하천오염 방지책의 강구일 것이다.

정부의 오염방지 대책의 미흡한 점과 보완대책은 무엇인지.

△김창완 = 정부의 오염방지 대책은 근본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현재 석탄산업 합리화 사업단에서 광해복구사업을 전담하고 있지만 예산과 전문인력의 문제로 환경오염 대책은 역부족이다. 환경오염 원인제공자인 탄광사업자에게 현재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 선행돼야 한다. 현행 제도아래서 행정조치가 가능한 분진 폐수처리문제에 대해 강력한 제재조치를 시행해야 할뿐만 아니라 폐광이후의 복구에 대해서도 광업소의 의무와 책임기간을 강화하는 조치가 실시돼야 한다.
△김휘중 = 석탄산업의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 된 현재 발생 가능한 광해에 대한 예방 복구와 자연환경의 복원사업인 광해방지사업이 가장 중심적인 폐탄광 관련 업무로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광해복구사업은 산업자원부 및 환경부,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의 광해 복구 및 환경 개선사업이 각 부처간의 사업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지자체에 의한 지역의 복구사업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광해에 복구사업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하여 지역특성을 살린 광해복구 및 환경개선 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고원관광지로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 하에 추진돼야 한다.
△이상진 = 정부는 석탄합리화사업단을 구성하고 광해복구 전담부서를 통해 1995년부터 훼손된 산림과 갱내수의 유출 그리고 폐석의 방치 및 폐공가 시설물들에 대한 환경정비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폐공가 시설물에 대한 환경정비는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으나 폐갱수 문제는 자연정화방식을 채택하여 가동했지만 현재까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지속적인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산성 폐갱수 문제는 물론 폐광지역 환경정비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최종문 = 지금 폐광지역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1988년 석탄산업합리화 사업단을 발족, 폐광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및 자연경관 복구 등 여러 가지 오염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자연경관에 대한 복구책 등의 외형적인 정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사전 조사나 사후관리가 되지 않아 식목사업이 시행된 후 6년여가 지난 지금도 인공조림을 실시한 지역에서 나무들이 고사하여 예산낭비의 의혹을 사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폐광에 대한 다양한 각도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시행을 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완벽한 해결책은 없고 다만 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민관이 합동으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연구단체를 구성하여 폐광지역 오염문제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해 나아가야 한다.
△홍진표 = 정부는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이 주축이 되어 광해방지 및 복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행정편의주의에 매몰되어 실질적인 오염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녹화사업을 했다고는 하지만 현장에 가보면 나무가 고사하고 있고 도저히 성장할 수 없는 여건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갱내수의 직접적인 하천유입으로 인한 오염 역시 정부의 몫이라고 보인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병행되어야 하며 더 큰 피해를 사전에 막는 지혜가 필요하다.


폐광지역 최대 오염원인 갱내수와 분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밝혀 달라.

△김창완 = 갱내수 처리 방법을 혁신적으로 개선해야한다. 현재의 형식적인 자연정화 처리법은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이미 검증됐다. 따라서 최근 도입되고 있는 전기 분해정화법 등 신개념의 갱내수 처리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수역시 함께 처리하는 대책이 시급하다. 분진에 의한 피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기환경 보전법 등 관련 법적용을 엄격히 하는 것으로도 일정부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김휘중 =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과 선광과정과 채굴과정 중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광미와 폐석은 산림을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비산 및 강우 시 폐석유실로 인하여 주변의 토양과 하천, 농경지 등을 매몰시키는 물리적 재해와 중금속과 같은 오염물질의 확산으로 인한 화학적 재해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러한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훼손된 산림과 토양을 원상 복구하여 광미의 비산, 침식에 의한 오염물질의 확산, 침출수의 발생량 등을 감소 시켜 국토를 효율적으로 보전함으로써 광해 발생지역 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등 국민의 공익적 기능의 역할을 하는 산림자원을 영구보전하기 위해 산림복구가 필요하다.
△이상진 = 폐갱수 문제나 분진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정부는 모른 척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주민들이 이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민들이 연대하여 이 문제를 속히 해결 할것을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해야 한다. 또한 지방정부는 시민들의 힘을 등에 업고 중앙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하며 중앙정부는 전문가들을 동원, 계속적으로 연구하고 외국의 사례를 살펴 많은 예산이 들어가더라도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탄전지역에 석회석 광산개발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최종문 = 이미 언급했듯이 갱내수 문제는 뚜렷한 해결방법이 없다. 그러나 불완전한 방법이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로 어느 정도 갱내수나 침출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침전지 등과 같은 자연정화시설과 같은 것들은 지속적인 관리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지형적인 문제로 인한 시공 상의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또 분진과 같은 문제도 위생적인 쓰레기 매립과 같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의 폐석장은 침출수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립을 해왔기 때문에 빗물에 의한 2차적인 침출수와 분진문제가 유발이 되었다. 따라서 광범위하게 산재된 폐광지역 내의 폐석잔재를 위생적으로 매립해야 한다.
△홍진표 = 갱내수의 오염 방지 대책은 이미 여러 나라의 사례에서도 보인다. 분진에 대한 사례 역시 많이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한 곳이 합리화사업단일 것이다. 또한 해결책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는 문제를 회피 말고 공론화해서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펴고 있다. 폐광지역의 지속가능 발전방향을 제시해 달라.

△김창완 = 이미 95년 특별법 제정 투쟁을 통해 폐광지역은 고원관광도시로 새로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폐광지역의 발전은 강원랜드 카지노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자칫하면 기존의 탄광노동자들이 모두 밀려난 곳에 새로운 유입인구가 자리를 메우는 식의 도시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폐광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은 기존에 탄광지역을 지켜왔던 탄광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생업을 유지, 확대시키는 데 비중을 둬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들 탄광 실직노동자들의 대체 내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신규 사업 유치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상진 = 과거 석탄을 생산하게 된 것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의해서였다. 다시 말하여 석탄은 탄전지역만을 위하여 생산한 것이 아니라 한 시대 전 국민들을 위해서였다. 탄전지역 주민들은 과거 광산시설을 잘 개발하여 관광객으로 하여금 광산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또 광산으로 훼손된 부분은 복구하고 열악한 조건으로 인하여 개발할 수 없어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환경보존 상태가 좋은 생태보전 지역은 계속 보존하되, 생존권 차원에서 자연휴양림이나 새마을 연수원 같은 시설을 하는 등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도시로 가꾸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도시자체가 생태박물관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여 생태관광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최종문 = 우리의 위상이 지금과 같이 자리매김을 하게 된 원동력은 태백지역을 중심으로 한 석탄산업이 그 중심이었다. 과거 온 나라의 에너지원을 한 지역의 희생으로 감당해 나갔으나 지금은 미운오리새끼와 같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이제는 이곳 폐광지역의 지금까지 희생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할 차례가 되었다. 폐광지역은 여러 가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실 것, 숨쉴 것과 같은 기본적인 것을 원하고 있다. 빠른 시간 내에 이러한 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들을 두 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폐광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이곳에 지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우선해야 한다
△홍진표= 폐광지역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탄광지역이다. 우선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에너지원인 석탄의 안정적인 확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는 대체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장기적인 지역의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폐광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합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끝>
정리/정동원 gondor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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