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책박물관 최초공개 '원생자허전' 어떤 작품인가

속보=단종 때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호는 관란(觀瀾), 자(字)는 자허(子虛)인 원 호(元 昊)의 조선 중기 한문 몽유 소설 '원생자허전(元生子虛傳)'이 영월책박물관에 의해 최초로 공개(본보 7일자 1면 보도)됐다.
 이 소설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250여년전 사이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옥설(鼠獄說)’표제의 필사본에 다른 2개의 작품과 함께 수록돼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 규명한 바로는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이라는 작품이 1663년 윤순거의 '노릉지'수초본(手抄本)에 이미 수록되고 1711년 '장릉지' 초간본에 처음 활자로 소개된 이후 몇 종의 필사본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책박물관이 공개한 이 책은 또 다른 이본(異本)으로 '원생자허전'이란 제목을 지니고 있기로는 처음이어서 앞으로 이 방면 연구에 일조 할 것으로 보이는 등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당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단종과 사육신의 억울한 경우를 드러 내어 은연 중 세조의 찬탈을 비판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인간사의 부조리한 면을 꼬집은 것으로 보여진다.
 박대헌 관장은 "한국 소설사에서 몽유록(夢遊錄)계통의 소설이 본 작품에 이르러 비로소 역사적·사회적 주제를 띤 소설로 성격화 되었으며 보다 높은 차원의 몽자소설(夢字小說) 전개를 촉진시킨 작품" 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원 호의 본관은 원주이며 1423년(세종 5년)에 문과에 급제, 문종 때 집현전 직제학에 이르렀으며 1453년(단종 1년)수양대군이 단종을 폐하고 왕위에 오르자 병을 핑계로 향리 원주로 돌아와 은거했다. 또 1457년(세조 3년)에 단종이 영월 청령포에 유배되자 서강에 관란재(觀瀾齋)라는 정자를 짓고 임금을 사모하다가 단종이 죽자 삼년상을 치르고 고향인 원주에 돌아와 단종을 그리다 죽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월/방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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