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산업 불이행… 지역경제 몰락

 새해 벽두부터 정선 사북지역에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설마 했던 (주)동원 사북광업소가 폐광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폐광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의외로 크다. 반세기가 넘게 광산 근로자와 동고동락한 지역 특성상 생활 및 경제리듬이 광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사활을 걸고 '대체산업 유치'에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년전 문을 닫은 (주)삼탄의 예, 동원 사북광업소 폐광에 따른 대체산업 추진, 향후 전망 등을 시리즈로 싣는다.

 강원랜드 스몰카지노가 개장된 뒤 꼭 1년만인 2001년 11월 정선군 고한읍 (주)삼탄 정암광업소가 문을 닫았다.
 당시 광산근로자는 470여명.
 석탄산업합리화라는 정부정책에 밀려 광산이 문을 닫자, 그 여파는 곧 바로 지역경기에 악영향을 끼쳤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퇴직 근로자들은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남은 사람들은 기술 및 기능 부족으로 단순 노무자로 전락했다.
 폐광이후 ‘지역 공동화 현상’을 우려했던 고한지역 주민들은 대체산업 유치 등을 요구하며 광산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시 지역주민들과 (주)삼탄이 폐광을 조건으로 합의한 사항은 3가지. 장학금 6억원과 사택부지 4만평 감정가 매각 및 광업소 건물을 활용한 역사촌 건립 등이다.
 그러나 폐광 3년이 지났지만 대체산업 일환으로 약속했던 ‘역사촌 건립’은 답보상태이다.
 당시 광산측과 협상을 벌였던 지역 한 관계자는 “장학금 기탁 및 토지 감정가 매각 등은 큰 의미가 없었다”며 “역사촌 건립 등을 통해 고용창출을 유도하려 했으나 사업주측의 무성의로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폐광이후 고한지역은 우려했던 문제들이 곧바로 현실화 됐다.
 카지노 개장 등 폐광지역 개발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퇴직 근로자들은 실업자로 전락했다. 지역도 이들과 운명을 같이했다. 지역 상권은 공동화 됐고 학생수도 급감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사북지역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할 운명이다. (주)동원사북광업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은 그래서 더 절박하다. 그러나 (주)동원은 주민들의 이 같은 우려에 아직까지 뒷짐만 지고 있다.
 (주)동원을 상대로 ‘대체산업 유치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북지역 투쟁위 관계자는 “고한의 현실을 직접 목격한 주민들은 물러설 곳이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성과물을 얻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사북사태’의 진원지인 정선 사북지역에 또다시 전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정선/강병로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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