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속만 챙기고 약속은 '나몰라라'

 (주)동원 사북광업소 폐광 및 대체산업 추진은 이미 95년 합의된 사항이다.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정책에 맞서 사북 등 폐광지역 주민들이 대체산업 유치를 요구하자 동원의 사업주인 고 이연회장이 “1천억원을 투자, 객화차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정부 및 지역대표에게 약속한 것.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폐광이 임박한 2000년 이후 (주)동원은 정선군 사북읍 일대 소유부지를 매각, 폐광지역이 아닌 제3지역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유부지 매각 과정에서 (주)동원은 사북지역의 항의를 받고 “사북읍 중앙사택부지에 대단위 복합상가를 건립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마저도 최근엔 ‘없었던 일’로 흐지부지되고 있다. 대체산업 유치 촉구 투쟁을 벌이고 있는 투쟁위 관계자를 비롯 사북지역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이다.
 투쟁위 관계자는 “(주)동원은 95년 ‘3·3투쟁’ 등 지역주민들의 노력에 힙 입어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받아내는 등 95년 이후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며 “동원이 주민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최고 경영자가 약속한 사항조차 이행하지 않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투쟁위는 “지난 50년 동안 지역과 동고동락한 (주)동원이 갖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기업 이익’만 쫓고 있다”며 “최소한 실직이 예고된 근로자들에 대해서만큼은 재취업교육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들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지역의 주장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주)동원 사북광업소 한 관계자는 “모 기업인 (주)동원이 실직이 예고된 근로자들을 위해 재취업교육 및 대체산업 유치 등 정확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관망하고 있지만 곧 집단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과 근로자들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주)동원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 (주)동원 본사 주웅렬 부장은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역이 요구하고 있는 대체산업 유치 등 제반 문제에 대해 명확한 구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곧 지역과 지자체 및 회사 대표가 중심이 된 협의체를 구성,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객화차공장과 주상복합건물 신축 등 앞서 제시했던 사업들을 추진하려 했으나 관련 업종 이해 당사자들과 의견이 엇갈려 사업추진이 여의치 않았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폐광은 임박했지만 대체산업 유치 문제는 어는 것 하나 명료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투쟁위 등 지역주민도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대체산업 유치에 대한 아무런 해법도 갖고 있지 못한 채 지역과 (주)동원이 마주 달려오는 기차처럼 정면 충돌위기로 치닫고 있다.
정선/강병로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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