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자라도 30%는 예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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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근로자 장기저축에 가입하여 어렵게 저축하였던 돈을 외환위기 때 주식투자로 몽땅 날린 쓰라린 기억이 있다. 아직도 '주식'이라는 말만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지만 요즘은 '주식형 펀드'상품을 고객들에게 입이 닳도록 권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객들도 주식이니 펀드니 하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3년쯤 지나면 오히려 본인의 선견지명에 대부분의 고객들이 감탄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최근 판매되는 간접투자상품(펀드)은 상당수가 정기적금이나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면서도 직접 투자에 비해 '쪽박'을 찰 가능성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의 재테크 전략도 불가피하게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저금리, 평균 수명연장, 조기퇴직으로 대변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재테크 수단에 관심을 가져야 될까? 바로 펀드투자가 대안이 된다.

수익률과 안정성은 다소 반비례 자신에 맞는 전략 필요
펀드사 선택시 수익률·투자방법·운용내역은 꼭 살펴야


 자신의 투자성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예상 수익률이 높아도 그에 상응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따라서 주식형, 혼합형,·채권형 펀드 등의 위험수준과 자신의 소득수준, 여유자금, 투자기간, 목표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손실이 생겨도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성장형)를, 그렇지 않다면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 안정형이나 채권형 펀드가 좋다. 고정적인 월급이 있는 20~30대로 단기간에 돈을 불려 집을 장만하려 한다면 성장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 반면 퇴직금으로 투자에 나서는 50~60대라면 수익률이 다소 낮아도 손실 위험이 적은 안정형이나 채권형 펀드에 관심을 가저야 한다. 특히 모든 펀드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장점만 있고 단점이 없는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투자기간은 자금계획에 따라 다르다. 이 때문에 아무리 높은 수익률이 실현되더라도 자금 사용시점에 쓸 수 없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된다. 예를 들어 A펀드상품의 투자기간이 1년인데, 6개월 만에 환매를 할 경우 많게는 이익금의 70%에 해당하는 중도 환매 수수료를 내야 한다. 투자 기간을 잘못 선택하면 결국은 남 좋은 일만 시키게 되는 것이다. 펀드 가입 때 부담할 수 있는 위험도 자신에게 있지만, 환매 때 책임도 투자자 본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펀드 운용사 선택목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펀드 평가기관들이 1주일 단위로 펀드의 성과를 발표해 투자자들의 선택을 도와주고 있다. 장기적으로 운용 조직과 수탁고가 안정적인지, 운용 성과도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운용사인지 판단해야 한다. 과거에 수익률이 별로였으나 최근에 일시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우수한 운용실적이 일시적인지, 장기간에 걸쳐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펀드를 가입할 때, 그리고 가입하고 나서 주기적으로 펀드의 수익률, 운용내역, 펀드매니저의 투자방법 등을 눈여겨 살펴봐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같은 유형의 펀드 중에도 한번에 돈을 넣는 펀드가 있고, 매월 조금씩 적금하듯 돈을 내는 펀드가 있다. 한꺼번에 투자할 목돈이 있다면 돈을 굴릴 수 있는 기간을 감안해야 한다. 6개월 뒤 등록금을 낼 돈이라면 3 ~ 6개월짜리 단기 펀드를, 청소년 자녀의 결혼 자금으로 쓸 돈이라면 장기 펀드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투자 할 여윳돈이 넉넉하지 않다면 적립식 펀드가 좋다. 적립식 중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펀드도 있고, 안정적인 수익에 초점을 둔 펀드도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좋다고 생각하는 상품이 있으면 가능한 한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무작정 투자금액을 늘리기보다는 먼저 자산구성 계획을 짜고 그에 따라 투자해야 하는데 하나의 펀드에 모두 투자하기보다는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예금과 채권형 펀드에 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자금의 10%정도는 성장형 펀드에 투자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면 좋다는 것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절충해 예금에 10%, 채권형에 50%, 성장형에 40%씩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도 20~30%를 채권형과 예금에 넣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간접투자라고 해도 투자자 본인의 노력이 있으면 그만큼 좋은 성과가 나온다. 너무 단기간 성과에 흔들리지 말고 적어도 2~3년 이상 지켜보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정리/남궁창성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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