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도내 지자체들이 관광상품으로 내놓는 '눈 축제'가 이채롭다. 황병산 사냥놀이 같은 고유민속의 발굴에서부터 하얀 산길 걷기, 눈길 걷기, 오궁썰매타기 등 신종 상품개발, 'Fun Ski Festival' 같은 동남아 관광객용 축제 등 다채로운 강원도 겨울 관광상품이 올 겨울 선을 보이게 됐다. 잘만 되면 동해안 해맞이나, '회 관광' 과 함께 강원도의 또 다른 겨울 관광상품으로 자리 매김 할 가능성도 일면 엿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겨울 관광상품을 개발해 놓는다고 강원도 관광자원이용의 효율성이 극대화돼 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비록 '한국방문의 해'에 맞춘 공무원들의 머리에서 나온 기획물들이긴 하지만, 너무 '탁상 냄새'가 짙은 이벤트 물이자, 1회 성 상품 일색이란 것이다. 하얀 산길 걷기나 눈길 걷기는 만일 눈이 안 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또 이런 축제나 상품에 관광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관광객은 어디로 와서, 어디서 잠을 자고,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질의 서비스를 받게 되는지를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 관광객의 특수를 노린 눈 관광도 지역이나 주민의 직접적인 수익창출을 돕는 소프트웨어 제공이 아쉽다. 모처럼 들어온 해외관광객에게 지역문화나 토속, 민속을 접목시킬 만 한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결국 강원도 겨울관광의 '모범답안'이 나왔지만, '판만 벌여놓고 떨어지는 것은 역시 없다'는 만년 강원도 관광의 숙제는 그대로 원점에서 맴돌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항, 도로, 호텔 등 하드웨어적인 관광 인프라는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야할 문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인 것은 어떻게 생각을 바꾸느냐에 따라 단기간에 적은 투자로도 달성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강원도의 겨울을 도민들이 스스로 세일하는 새로운 관광패턴의 도입 같은 것이다. 강원도는 춥고, 눈이 많은 곳이다. 따라서 강원도 겨울은 그 자체가 상품이다. 이를 관광객 한 사람, 한 사람을 투자상품으로 보고, 도민이 직접 나서 스스로 서비스의 질을 높여가며 판매해 보는 방법은 없을까. 강원도 관광은 발상전환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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