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7일 오전 11시께 강릉을 출발한 서울행 고속버스가 만 하루와 3시간이 지난 8일 오후 2시 현재까지도 대관령에 갇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100여 대를 비롯해 500여 대의 차량이 만 하루가 넘도록 눈 속에 묻혀있는 사상 최악의 '대관령 교통대란'은 하행선 부분소통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까지도 전혀 좋아질 조짐이 안 보였다.

적설량 98.2㎝에 이르는 많은 눈이 주원인이다. 최근 크게 늘어난 주말 동해안 겨울관광객을 기습적으로 폭설이 강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한꺼번에 몰려든 차량으로 도로 수용한계를 넘어 선데다, '폭설 탈출'을 서두는 시민의식 실종, 무엇보다 교통관리 체계의 부재와 안일함 등 악재 삼박자가 빚어낸 결과이다. 7일 오전 미시령, 진부령 등 태백산맥 북쪽 고개가 차례로 막히자 이미 오전 9시께는 영동고속도로로 몰려드는 '서울행'차량으로 대관령구간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빠져나간 차량들이 고갯길에서 뒤엉켰으며, 하행선까지 침범하는 바람에 제설차 진입조차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운전자 스스로 '대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도로관리당국은 이를 예측한 초동관리에서부터 실패했다. 주말 동해안의 관광차량 폭증과 이들 차량이 눈 소식을 듣고 이른 아침부터 귀경을 서두르리라는 것은 예측된 상황이었다. 월동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차량들을 처음부터 통제하거나 한계치 이상의 차량을 통과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거기다 "오후 늦게 부터", "새벽부터"식으로 불확실한 도로소통예보를 하는 바람에 운전자들을 우왕좌왕하게 하는 등 초보수준의 관리능력을 보인 것도 지적 받아야 한다. 앞으로 강릉∼횡계 간 21.6㎞에 대한 4차선 확장으로 대관령 구간의 도로여건이 크게 개선되겠지만, 이런 도로관리 체계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개선 없이는 툭 하면 막히고, 막혔다 하면 몇 시간에서, 하루나 이틀을 눈 속에 갇혀야하는 원시적 폭설 대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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