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제주, 강릉∼제주간 항공노선 부활 주장에 대해 대한항공이 "적자노선"이라고 일축하고 있는 배경은 아직도 이 항로를 폐쇄하던 당시의 잣대로 항공수요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지역상공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노선부활주장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 것도 적자 후유증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할 만 하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6개월 동안 대한항공 원주지점이 발매한 제주행 항공권 판매량이 월 평균 3천305명, 하루 11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바뀐 시장성', '앞으로 전망되는 항공수요' 등을 염두에 두고 지역의 노선부활 주장을 들어볼 필요가 제기된 것이다. 지역 상공인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이젠 과거와 같이 지역주민의 계모임이나 친목단체 여행객이 주고객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 노선은 97년 2월 개설돼 1년 만인 98년 2월 IMF 영향에 따른 6개월간의 임시 휴항으로 폐쇄됐다가 결국 이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장기화되고 있다. 그동안 원주공항이 전면폐쇄 위기로까지 몰릴 만큼 극도로 시장성이 악화됐던 점을 모르지 않는다. 또 처음 수요 판단을 못한 채 이 항로를 개설할 때처럼, 섣불리 비행기를 다시 띄웠다가 빈자리만 싣고 다니게 될 때의 항공사 부담도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금강산관광이 시작되고, 동계아시안 게임, 속초국제관광엑스포 등 강원도의 국제대회 유치와 지역주민들의 벌여 온 '내고향 공항 이용하기'운동 등으로 탑승률이 항로 폐쇄 당시 이상으로 훨씬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아직도 대한항공이 이 노선의 수익성 타령만 하고 있다면, 유독 강원도에서만 그 공익성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정선카지노 개장과 강원도 눈 관광 붐은 전혀 관광패턴이 다른 제주도와 상호보완의 높은 효과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두 관광지간의 항로폐쇄는 이런 관광동선을 단절시킴으로써 모처럼 창출된 관광수요를 사장시키게 마련이다. 또 오는 7월 중앙고속도로 원주∼춘천간이 완전 개통되면 원주공항의 역세권은 기존 영서남부와 충북 북부에서 영서북부 경기 동북부까지 확대되고, 올 연말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이 터널화됨으로써 강릉공항도 그 역세권이 영서지방까지 확대되게 된다. 현재는 김포로 우회할 수밖에 없는 항공수요가 당연히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수요예측에 따라 '강원도∼제주도 하늘 길'은 대한항공이 먼저 서둘러야 한다. 이를 마치 훈수들듯 지역에서 먼저 들고 나오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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