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20 년 이상 거주한 도민 자녀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을 실시한다'는 한림대학교의 계획은 강원도 소재 대학이 도민들에게 대입 특전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로 매우 요령 있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교육부의 농어촌 자녀 특별전형과 궤를 같이하는 이 특별전형이 실시되면 한림대 의예과를 포함한 전과(全科)에서 지역 출신자 30 명이 실제로 대입 특전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강원도의 학부모들로서야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림대의 이런 제도는 지방대학들이 변화를 앞세운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존립할 수 없다는 시대적 상황에 대처하는 한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난 해에 전국 4년제 대학수는 161 개로 91년에 비해 37 개나 늘어났다. 그러나 수도권 증설은 억제되고 주로 지방에 신설됨으로써 지방대학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거기다가 대입 지원자들이 대기업 취업률이 낮은 지방대를 피해 수도권 대학으로 몰려 지방대의 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화돼 지방대 나름대로 자활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교육부가 며칠 전에 이같은 현상 극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방대학 육성책'을 발표했지만, 이것 역시 기업이 신입사원 선발과정에서 지방대 출신을 차별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수준의 대책이어서 국가 정책만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지방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전향적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 한림대가 이번에 도입한 '지역출신자 전형'은 지방대 자구안으로서는 매우 적절한 대안적 방안이 분명하다. 지역민으로서도 인센티브 제도를 이용하여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킬 수 있게 됐으니, 이로 보면 한림대의 특별전형제는 대학과 지방주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제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방식의 입학전형 제도를 도내 다른 대학들도 도입하는 것이 어떠하냐는 생각이 든다. 지방대를 육성해야 지역이 살고 지방 인재를 육성해야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과 교육 중심의 평생학습이 보편화돼 가는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지방대 육성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책무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런 측면에서 지역출신자 전형, 교육자 전형 등 특별전형에 지역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한림대의 경우는 전범적 사례라 할 만하다. 다만 특별전형 선발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더 많은 도민의 자녀들이 대입 특전의 기회를 갖게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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