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기업이 동료와 상급자의 투표에 의해 승진을 결정하는 인사관리 방식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어 경직된 기업풍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주택공사 강원지사(지사장 李慶浩)는 지난 1월초 1·2차 투표방식으로 실시된 승진심사에서 金良洙 과장(총무부·행정직)이 부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19일 본사 최종 투표 승진심사에 직종별 7명의 대표주자를 내 보내 韓基晶씨(공사부·건축직)와 安大鉉씨(총무부·행정직) 등 2명이 과장에 당선됐다.

주택공사의 인사관리 스타일은 인사관리위원회의 근무평정에 의해 사장이 승진을 결정하는 일반 회사와는 선거방식에 의한 투표로 결정하는 등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선 전국 12개 지사와 본사 14개 처·실에서 행정·건축·토목 등 10여 직종별 대표주자 1명씩을 1차 투표로 선발한다. 이 과정에서 부서장의 근평에 기준을 둔 우수사원을 대상으로 직원들간 투표가 실시돼 근무성적과 자질을 검증받게 된다.

대표주자들은 3-4일후 있게 되는 본사 승진심사에 대비, 자신의 사진과 경력을 담은 명함이나 팜플릿을 돌리거나 전화·이메일 등으로 자신의 장점을 심사위원들에게 집중 홍보하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을 펼치게 된다.

승진자의 바로 윗직급 30여명이 무작위로 착출된 심사위원회는 투표를 실시, 대상자들간의 표대결 결과를 순위로 매긴뒤 승진 정원에 들어가는 인원을 승진자로 결정하게 된다. 2차 심사는 그동안의 인간관계나 대외 활동력 등에 절대적으로 좌우된다. 사실상 1·2차를 합해 6-7 대 1의 경쟁을 뚫고 민주적·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승진이 결정되는 것.

주택공사는 과장, 부장, 처·실장급 승진심사를 모두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외부 인사 청탁이나 사장의 인사 전횡 등으로 인한 잡음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주공의 이같은 인사풍은 지난 93년 金東圭 사장이 취임하면서 정착됐다. 당시 金사장은 외부 인사청탁 압력을 피해가고 한달여동안이나 시험공부에 매달려 본연의 업무에 소홀히 하는 폐단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하게 됐다고 한다.

原州/全寅洙 isje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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