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대원은 동네북이 아닙니다’

최근 119대원들의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구급 대원들의 업무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파김치가 된 대원들이 출동 현장에서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심한 인격적 모욕과 폭력으로‘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구급대원들의 봉변은 도움을 요청한 시민들이 응급처치 단계조차 무시, 무조건 ‘빨리빨리’만을 요구하거나 치료 도중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른다는 것.

지난 18일 새벽에는 강릉시 안현동 한 모텔에 구급 출동했던 金모(28) 대원이 머리에 외상을 입은 權모씨(32·강릉시홍제동)를 병원에 후송하는 과정에서 權씨로부터 구급차량안에서 욕설과 발길질을 당한것은 물론 병원 응급실에서 또다시 폭행을 당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모멸감으로 홀로 속앓이를 하던 金대원은 결국 權씨를 경찰에 고소, 119대원들의 고충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지난해 강릉소방서에 접수된 이같은 사례는 3건에 불과하지만 대원들이 실제로 피해를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중론.

이같은 사례가 계속 쌓일 경우 남을 구한다는 자긍심만으로 격무를 이겨내고 있는 119 대원 전체의 사기저하로 이어질 우려마저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현실.

강릉소방서 金모(31) 대원은 “119대원 대다수가 시민을 위해 출동하고도 폭행 당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대원들의 정신적 충격이 큰 만큼 이에대한 제도적 대책이 절실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江陵/李振錫 jsle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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