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지난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인도네시아 어장 개척이 당초 취지나 목표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걱정스럽다. 동해안 어족자원 고갈과 어장축소 등으로 연근해 어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지방정부 차원에서 추진했던 사업이 인도네시아 어장 개척이었다. 지난해 5월 김진선지사가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이문제를 협의했고 이어 도해양출장소 직원과 동해안 어업인 8명이 현장답사를 통해 경제성이 있고 전망이 밝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인도네시아에 가서 고기를 잡겠다는 희망자가 없어 선단구성이나 수산회사 설립이 자꾸 뒤로 연기되었고 지난해 11월로 예정되었던 첫 출어는 무산되었다. 도는 다시 계획을 바꿔 올 2월부터 어업인들이 개별적으로 출어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희망자가 없어 실행이 어렵게 되었다. 어선 1척당 출어경비가 1억5천만원을 넘고 인도네시아 정정이 불안해 선뜻 나서는 어업인들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어업협정을 체결할 당시 협력업체였던 ㈜프로비던스사가 도내 감척어선 5척을 입찰로 매입해 오는 3~4월 인도네시아 어장에 출어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나마 도내 승선 희망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타시도에서 희망자를 모집해야 할 판국이라고 한다.

우리는 도가 의욕을 갖고 추진했던 동해안 어업인들의 인도네시아 어장 진출이 이처럼 당초 취지와 다른 모습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도의 행정력 사업추진력 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도가 인도네시아 어장 진출의 경제성과 전망을 처음부터 확신하고 있었는지, 해외어장 조업어민들의 위험부담과 신변안전에 대한 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했는지, 그들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었는지, 또 그런 사전 준비가 완벽했다면 그 내용을 어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참여를 권유했는지 의문이다.

자칫하면 도가 애써 닦아놓은 인도네시아 어장 개척사업에 동해안 어민이 참여해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개 업체가 고스란히 떠맡아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길만 터준 것은 아닌지 그것도 의문이다. 일이 이렇게 꼬이게 된 과정을 도가 면밀하게 되돌아보고 그래도 경제성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도내 어업인들이 출어해 이득을 볼수 있도록 당초 취지와 목적에 맞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더이상 이 사업을 질질 끌면서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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