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강원도의 대표적 관광상품은 역시 눈과 얼음이다.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치악산의 설경과 계곡마다 장관을 이룬 얼음벽만 가리킨 말이 아니다. 유명 무명 산과 고개 들판을 하얗게 덮은 눈꽃도 그렇지만 눈쌓인 산촌의 고즈넉한 겨울 풍경도 강원도의 겨울 관광 상품이다. 대관령 눈축제와 설악산 눈꽃축제는 한 겨울 설국(雪國) 강원도의 이미지를 담은 겨울관광 축제로 성장 발전했다. 소양호 상류 인제군 남면에 펼쳐진 광활한 얼음판을 이용해 인제군이 해마다 빙어축제를 펼친다. 얼음판과 그 얼음판 밑 청정호수에 떼지어 몰려다니는 빙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철도청이 겨울동안 운영하는 눈꽃열차는 강원도 산간 지역의 겨울 풍경과 눈 속에 묻힌 지역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관광상품으로 엮어낸 경우다. 설국의 구경거리와 색다른 먹을거리가 풍부해 눈꽃열차는 연일 만원을 이룬다. 얼마 전만해도 강원도 겨울 관광 상품은 스키장과 콘도가 대표했다. 그러나 눈과 얼음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겨울 관광객을 유인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제군이 올 빙어축제 때부터 강원도민일보와 공동으로 스노우바이크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눈과 얼음의 고장 겨울 축제를 보다 활기찬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사례다. 눈쌓인 얼음판과 산간도로를 잇는 천혜의 코스에서 바이크 마니아들이 화려한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다.

속초시도 설악산 골짜기마다 산재한 얼음폭포를 국제적 빙벽 등반 훈련장으로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토왕산 빙벽등반대회를 국제규모 대회로 개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상·하단 360m로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높은 토왕성 폭포의 빙벽을 세계적 빙벽등반 훈련장과 대회장으로 개발할 경우 겨울 설악산은 또 하나의 국제적인 관광상품이 선을 보이게 될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 유명 겨울 축제로 자리잡은 설악산 눈꽃축제와 더불어 얼음폭포 빙벽타기가 모험관광 상품으로 떠오르게 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강원도의 눈과 얼음을 겨울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것과 함께 눈과 얼음의 고장다운 '설국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부대상품의 다양한 개발과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일이 시급하다. 토속적인 겨울음식과 기념품을 개발해 상품화하고 숙박시설 놀이시설도 특색있게 갖추어야 겨울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다. 일회성 이벤트가 관광의 표적은 될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지역주민의 소득을 올리는 근본적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