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우리나라 연어 방류를 250만 마리밖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방류량 1천 300만 마리의 20%, 지난 84년 양양내수면 연구소가 설립돼 연어자원화사업을 시작하던 초기 수준으로 후퇴했다. 지난가을 연어가 들어오지 않아 채란용 어미 연어를 많이 잡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해 동해안 모천에서 채포한 연어 숫자는 총 3천 310 마리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평균 연어방류량 1천 300만∼1천 600만 마리를 채우자면 어미 연어 채포량은 최소한 1만 2천∼1만 5천 마리가 돼야하지만 갑자기 예년의 25% 수준으로 가라앉은 것이다. 갑작스럽게 추락해버린 연어회귀율 원인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지난 97∼98년 동해의 엘리뇨 현상으로 먹이생물이 고갈되면서 바다로 나간 어린 연어들에게 치명타를 줬을 것이란 추정만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연어 회귀주기를 3∼4년으로 본다면 지난해 가을과 올 가을 돌아 올 연어가 각각 97∼98년 방류됐던 어린 연어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추정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당장의 문제는 올 봄 '북한 갈' 어린 연어의 수급이다. 道는 남북강원도 교류협력 협약에 따라 북강원도의 하천에 방류할 어린 연어 100만 마리를 지원해 줄 것을 해양수산부에 요청해 놓고있다. 해양수산부는 올 봄 방류용 연어가 턱도 없이 모자라자 이 거북한 입장을 현지인 양양내수면 연구소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산상으로는 단 한 마리도 내 놓을 수 없지만, 그래도 북한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관계자의 말은 일선의 난감한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협조공문 한 장으로 일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면 道의 대북 연어사업은 너무 안일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낳고 있다.

향후 문제는 결국 연어사업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냐는 것이다. 연어 증식 사업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원칙이다. 올 봄 250만 마리를 방류한다면 3∼4년 후 회귀량은 3천 마리 내외로 떨어질 게 분명하다. 또 3∼4년 전 동해의 이상이 문제였다면 올 가을도 '연어 흉년'은 불보 듯 뻔하다. 양양내수면 연구소는 이같은 상황을 예측해 어미 연어를 바다에서 직접 포획하거나, 러시아 등에서 수정란 수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는 그런 대책은 정책의지가 앞장서 주지 않으면 탁상계획이 되고 마는 경우를 과거에도 수없이 보아왔다. 정부는 해양입국의 입장에서, 신동해권의 중심인 道는 해양도라는 입장에서 동해의 연어자원 고갈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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