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군 남면 부평리 북위 38도선에서는 지금 ‘남북 이산가족’이 아닌 ‘소양댐 이산가족’이 30년만의 재회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다.

6·25전만해도 소양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서로 대치하던 이곳에서는 전국 최대의 얼음축제인 ‘빙어축제가’2일부터 3일동안 열리게 된다.

축제가 열리는 신남선착장 앞 관대벌에는 사변 직후부터 20년동안 3군단사령부가 주둔하던 곳으로 목조로 가설된 38교로 소양강을 건너야만 양구와 속초로 갈 수 있었던 유서깊은 곳이다.

당시에는 3군단사령부를 비롯한 미군부대 등이 주둔하여 부평리와 관대리 일대는 한때 인제군에서는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살던 곳이고도 하였지만 지난 70년대 초 소양댐이 들어서면서 3군단사령부와 주위에 살고 있던 7개 마을 1만5천여명의 주민들이 뿔뿔이 고향을 떠나는 비운을 겪어야만 했다.

철원과 포천, 연천 등 땅값이 헐했던 전방 지역으로 가까운 친인척들과 옹기종기 이주를 해 살고 있던 소양댐 실향민들이 모처럼 고향의 축제를 맞아 30년전 자신들이 살았던 고향을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지금은 호수속에 잠겨 있는 고향땅을 밟아볼 수는 없지만 장성한 후손들을 데리고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 고향집이 있던 빙판 위에서 옛추억에 잠기던 노인들의 눈가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힌다.

지난해 빙어축제때 30년만에 처음으로 고향을 찾았던 옛 가로리 출신 權孝應씨(50·서울 광진구 노유동) 등 실향민들은 해마다 빙어축제 행사때 다시 만날것을 약속했으며 올해도 200명 이상의 실향민들이 빙어축제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인제군에서는 이들 실향민들의 재회를 돕기 위해 빙어축제 때마다 수몰전 망향 사진전시회, 실향민 만남의 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락이 가능한 실향민들에게는 인제군 관광달력과 소식지 등을 보내며 고향소식을 알리고 있다.

李鍾文인제군 기획감사실장은 “빙어축제 행사기간동안을 고향방문의 날로 정해 더 많은 실향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麟蹄/鄭然載yjje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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