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강원지부가 올해 강원도의 수출이 지난 해에 비해 14.6% 정도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해의 수출 감소세를 만회해 보려는 도내 수출업체들의 의지를 반영한, 말 그대로 추산에 불과한 수치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역협회강원지부의 조사 발표는 도내 무역에 대한 긍정적 예상이어서 그 자체가 IMF 이후 침체된 강원도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만든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도내 무역량 증가'를 예상하는 업체의 기대가 이루어지자면 단지 업체의 의욕에만 기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일차적으로 각 기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할 것이나 당국 또한 여기에 발맞추어 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다양한 길을 터 주어야 할 것이다. 전국 총수출액 0.2%에 불과한 강원도 무역의 현주소가 당국의 무관심을 더 이상 좌시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무역협회강원지부가 중국 동북 3 성과 수출 및 투자 상담을 추진할 계획을 세운 것이나, 속초시가 백두산항로를 쌍방향 무역체제로 전환할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강원중기청이 수출 유망 중기 26 개 업체를 선정·지원하는 것 등은 바람직한 움직임이 분명하다. 이런 해외 마케팅 지원과 더불어 지방정부 차원에서 수출정책을 차별화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도내 무역량이 증가하는 가시적 성과를 볼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강원도가 환동해 경제·문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협력체를 구성하는 등 가치 있는 노력을 기울여 온 만큼 이제 서서히 그 과실을 얻어내도록 수출정책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런 노력들 중엔 당연히 강원도의 특수성에 준한 경쟁력 있는 수출품을 개발해야 하고, 공무원의 전문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포함된다. 또 수출 e-비지니스 인프라도 구축하고 정책자금을 해외개척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마련해 볼 만하다. 공동브랜드 개발, 물류기지 조성 등의 노력도 절실하다. "대일 수출 시장 정보 확충이 필요하다"는 춘천지역 신규무역상사협의회의 건의나 "러시아와 중국 등지의 바이어를 초청해 강원도 상품과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달라"는 영동지역무역상사협의회의 건의를 현실적으로 시행하는 등의 전폭적 지원도 따라야 강원도 무역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무역이 살 길이다'는 말은 관념이나 원론이 아니다. 도내 무역업체의 '올해 무역량 상승 예상' 실현을 위한 당국의 구체적 움직임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