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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弔問′ 다음에 할 일

2001년 03월 27일 화요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송호경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조문단이 24일 서울 청운동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하여 조문한 것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나는 남북 사이의 교류 협력을 지금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계기를 마련한 정주영 명예회장의 역할과 활동이 그의 사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란 점이고, 또 하나는 북한 조문단이 정주영 전 명예회장 빈소 방문 외에 정부 인사는 만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북한과 현대의 교감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금강산 관광사업 등 남북 교류 협력이 새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을 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우리는 지난 1994년 북한의 김일성 주석 사망시 발생했던 '조문파동'을 떠올릴 때 이번 북한의 조문단 파견은 남북 교류의 장애적 문제와 갈등을 동족애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정 명예회장이 노구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애착을 갖고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거나 또 금강산 유람선 관광사업을 시작한 것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전개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서의 어쩌면 당연한 조치일 수 있다.

우리는 남북 문제에 있어서 정 명예회장의 기여가 결코 조문을 외면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사실을 인정한 북한의 조치를 다른 사업에서도 원용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로 삼을 필요에 주목한다. 즉, 이산가족방문 사업 등에 조문단 파견을 일반화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반백 년 이산가족이 해후하는 것에 더하여 경조사가 발생했을 때 남북 가족이 상호 방문하여 축하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 중 하나를 되살려 남북 간 화해 협력의 기틀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북남 사이의 화해와 협력, 민족 대단결과 통일 애국사업에 기여한 정주영 선생의 사망에 즈음하여 현대그룹과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는 내용의 김위원장의 조전에 현대측이 "대북사업에 형제들이 함께 나서 달라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했지만, 우리는 현대가 대북사업 지속에 회의 없이 정회장의 뜻을 살려 오히려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시키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부시 정권이 들어선 이후 미국의 보수 회귀 경향이 남북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금강산 관광사업이 교착 상태에 빠진 작금의 현실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남북 당국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세계에 남북 교류의 발걸음을 더욱 활발히 하는 모양새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의미를 살리지 못한 북한의 조문 파견은 다만 일회성에 머무를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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