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동전화의 빈번한 '통화 중 먹통' 민원에 대한 이동통신사들의 해명은 "원인을 알 수 없다"이다. 더구나 "이동전화가 위성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활발해진 태양흑점 활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은 가히 그 해명의 백미이다. '통화 중 끊어지는 현상'에 대한 짜증을 놓고, 태양흑점 활동으로 그 탓을 놀린다면, 그런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로써는 할 말이 없다. 문제는 그렇다면 태양흑점 활동이 잠잠해 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냐는 것이다. 지금 정부나 이동통신사들은 '통화 중 먹통' 에 대해 왜 그토록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지 그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딴청을 부리는 것이 분명하다. 이동전화의 통화음질은 과거에 비해 상상도 할 수 없이 좋아졌다.

산 하나만 넘어가면 끊기고, 터지던 장난감 같던 그런 통신기기가 아니라 인터넷까지 소화해 낼 수 있는 첨단 기능까지 등장했다. 자그마치 2천700만 명이 손에 가방에 주머니에 지니고 다니는 없어서는 못 사는 생활필수품이 돼버렸다. 그런데도 거품요금은 내리지 않고, 분명히 잦은 '먹통 현상'으로 생업에 지장을 받고있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다'던 가, '태양흑점론' 따위 알아듣지 못할 말로 대응하는 서비스 부재에 그 실체가 있는 것이다. '내려라, 못 내린다’이동전화 요금을 둘러싼 시민단체와 이동통신사의 팽팽한 신경전이 지금 어느 정도로 달아올랐는지는 웬만한 사람은 다 안다. 현재 7,8개 시민단체가 '이동전화거품요금 인하 100만인 서명'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한 시민단체의 웹사이트 한 곳에만도 12일 오후 5시 현재 무려 14만8천367명이 온라인 서명을 하고 있었다.

시민단체들의 이 운동이 이처럼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너무도 그 주장이 지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국내 이동전화의 가입자가 국민의 67%선을 넘어서고 있는 데도, 요금은 여전히 700∼800만 명 당시 수준을 맴돌고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되고, 마케팅비용도 줄어드는 등 업체의 이익이 크게 호전된 만큼 부과 근거가 불투명한 기본요금을 30% 이상 인하하거나, 기본통화를 40분 이상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빗발치는 '짜증 통화'민원 저변에는 바로 이같은 시민단체들 주장의 공감대가 깔려있는 것이다. 이동전화사들의 주장처럼 설비가 이미 선진국수준을 넘어섰다면 이에 대한 요금체계나 서비스도 그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 요금은 후진국 수준으로 올려 받으면서 통화는 제대로 안 된다는 데 소비자들이 지금 화나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