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행복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 노인이 행복한 사회는 결국 바로 미래의 우리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 사회는 '노인의 행복'은커녕 '노인들의 자살'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는 불행한 세상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를 타개할 정책은 없는가? 노인을 잘 모시는 우리의 전통 가치는 정말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는가? '가정의 달' 5월 첫 1 주 동안 도내 노인 자살이 7 건이나 발생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노인 문제 해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65 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 꼴로 극빈 생활을 면치 못하고, 노인만 사는 집 31%가 최저 생계 이하이며, 60 세 이상 노인 95%가 연금 혜택을 못받는 실정이다. 노인들은 경제력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상실하고, 결혼 경제 등의 원인으로 자녀와 이별하고 있으며, 사회와 가정에서 누리던 모든 권위를 박탈당한 채 무위와 병마와 고독과 자존감 상실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으며, 따라서 노인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해야 한다.

물론 정부는 만 65 세 이상 노인에게 여러 가지 우대와 편의를 제공하고 소정의 노인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노인들이 여전히 취업, 복지 시설, 고독과 소외 문제를 안고 고루한 전대(前代)의 잔재로 취급받으며 보살핌의 사각지대를 거닐고 있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기존 제도가 실효를 얻지 못해 빚어진 이같은 비극적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혜'가 아니라 '의무'라는 관점에서 복지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노인들이 여생을 자신의 삶 전체를 조망하면서 독립적이고 풍요롭고 보람되게 보낼 수 있는 수준 높은 노인복지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재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의 몫만 강조할 일 아니다. 오늘의 노인 문제를 야기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부양을 기피하고 보호를 유기하는 우리 사회의 병적인 노인기피현상도 포함된다. 효사상을 선양한 전통 가치를 오늘에 되살려 고령화 사회에 진정한 노부모 공양의 참뜻을 의미 깊게 해야만 노인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 모든 가정이 실천을 통해 구현해 가야 할 부분이다.

늙지 않는 자 없다. 따라서 '가정의 달'이나 '노인의 날'에만 일회적으로 노인 문제를 다룰 것이 아니라 제도를 개선하고, 복지시설을 확충하고,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일을 지속할 때 우리들 미래의 문제인 노인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노인들이 자살하는 이 불행한 현실이 지속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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