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서로 이해가 엇갈리거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해가 상충하고 의견이 상반하면 때로 목소리 높여 언쟁할 수도 있고 쉬 가라앉지 않는 분노와 심각한 갈등으로 속이 상할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폭력적 행위를 자제하는 이유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에 유념하여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서로 협력하며,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분노와 갈등을 대화로 설득·해소하여 조화롭게 살아가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어젯자 강원도민일보 사회란의 "경제난과 무더위 가뭄 등의 여파로 생활에 짜증이 생기면서 사소한 일에도 참지 못하고 화풀이 주먹질을 한다"는 단평과 함께 '기분이 나빠서' '문 안 열어 줘서' '이웃집 물이 들어와서' 등의 가당치도 않은 이유로 폭력을 휘둘러 긴급체포된 사건이 연일 발생한다는 보도는 모두가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다. '인터넷 사회악'을 근절해야 한다 하고, 산골소녀 영자의 죽음에 공분하고, 자살사이트에 의한 '죽음의 유행병' 확산을 걱정하면서 우리는 이웃과의 사랑과 화해에 인색하지 않은지, 공동선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타인을 부정하려 들지 않는지 깊이 성찰해 볼 때가 된 것이다.

증명할 필요조차 없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런 명제들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리는 최근의 현상을 대책 없이 바라만 보아서는 안 된다. 경제구조가 발달하고 사회가 다기화되면서 인간 관계가 복잡해져 이해 관계가 상충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의 사회적 급변 때문에 생겨나는 폭력에 갈수록 무감각해져서도 안 되며, 우리 사회가 화해 능력이 부족한 사회로 전락하는 것을 방치해 둘 일이 아닌 것이다. 어떤 경우의 폭력도 발붙일 수 없도록 사회를 안정적 분위기로 가져가야 할 것이고, 법과 제도의 보완을 통해 아무리 사소한 폭력일지라도 그것이 일단 타인의 인격을 파괴하고 몸을 상하게 하는 폭력인 한 섣불리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면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특히 경제난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사회에 대한 내적 불만과 분노를 키워 그야말로 어느날 갑자기 '화풀이 주먹질'로 우리 사회를 무법천지나 난장판으로 일그러뜨리지 않도록 사회의 지도층이나 가진 자들이 언행을 보다 신중히 할 필요 또한 절실하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가 자제하고 서로가 용서하며 서로가 이해해야 우리 사회가 안전하고 살 만한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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