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개장한 도내 중소기업제품 전시·판매장에 구매자의 발길이 뜸한 현실을 보면 이 매장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 강원지회가 과연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의견에 혹자는 침소봉대라며 반론을 펼 수 있을 것이고, 다른 입장에서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특히 후자의 관점에 서는 까닭은 최근 판매장의 썰렁한 분위기와는 달리 다른 곳, 다른 분야에서는 활황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굳이 제시하자면 통계청의 도내 산업 활동이 3 개월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발표를 증명이라도 하듯 같은 날인 29일에 한국무역협회 강원지부가 중국 대련박람회에 참가한 도내 업체들이 64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했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 도내 제품의 중국 북방 진출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얼마 전에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강원도를 방문하여 우수기업을 상대로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언질을 주고 갔다. 기획예산처는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등 여러 부처에 분산·중복돼 있는 정책자금을 통폐합하여 '원스톱 서비스' 체제로 전환하겠다 한다.

바야흐로 중소기업 대상 역내외적 그리고 국내외적 여건이 최근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감을 잡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기업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야 할 곳이 바로 중기협이라 믿는다. 중기협은 중기 조직화뿐 아니라 자금 인력 보호와 정보 제공 및 상담을 통해 중기제품 구·판매와 세계화를 도와줘야 할 곳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장 가까이에서 중기의 현실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견인 기능을 다하는 중기협의 진면목이 우선 중소기업제품 전시판매장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중기협이 주장하는 전시판매장의 "전시 효과"란 말 그대로 '효과를 본다는 전제 아래 전시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찾는 사람이 적어진다면 뭔가 중대한 운영상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증거다. 중기협은 혹 도덕적 해이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중기협과 상호 보완·협조해야 할 도 역시 손 놓고 있지나 않은가? 그런 자세라면 강원 경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중기협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가 가장 기본적 업무에 불성실한 자세를 보이는 자기 모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내 기업 9만여 개 중 99.4%가 중소기업이다. 중기협 역할의 막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시판매장이 유명무실해져서야 되겠나. 이의 활성화를 비롯한 중기협의 적극적 활동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