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여섯번 째 맞는 '환경의 날'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민간차원의 각종 캠페인이 연중 지속적으로 실천에 옮겨지고 정부차원의 정책 시행과 함께 환경관련 법률이 강화되는 등 환경보전을 위한 민관의 노력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환경이 점점 망가져가고 있어서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자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세대에 제대로 보전된 삶의 터전을 물려주기는커녕 당장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위협할만큼 지금 환경은 심하게 오염 훼손되고 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개발이란 미명하에 수려한 경관을 마구 파헤치고 수익성만 고려한 공장건설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하천 수질과 도시주변 공기가 오염되고 있다. 자연 생태계의 중요성을 무시한 채 산림을 뭉개고 물길까지 바꿔가며 여기 저기 경치 좋은 곳마다 들어서는 골프장 스키장과 호텔 콘도미니엄 등 이른바 리조트 시설들이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지만 경제논리가 이를 옹호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니 환경친화적 개발이니 하는 이론들은 난개발을 방지하는 적극 논리로 활용되지 못하고 오히려 마구잡이식 개발에 면죄부를 주는 형식적 소극적 논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개발에 앞선 환경영향평가가 사업주의 개발을 승인해주는 서류상 요식행위로 간주될만큼 우리의 환경 보전정책은 겉돌고 있다.

토양오염 수질오염 대기오염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수돗물을 믿지못해 정수기를 달거나 샘물을 길어다 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값에 생수를 사먹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강원도라고 해서 크게 예외는 아니다. 말로는 청정지역을 내세우지만 내륙 산간지역 몇군데를 제외한 도내 중소 도시와 웬만한 규모의 취락지역은 이미 청정성을 잃어가고 있다. 백두대간 곳곳이 파헤쳐져 경관이 훼손되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희귀동식물의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수질도 예전같지 않아 1급수를 찾기 힘들게 되었다.

청정상은 강원도의 브랜드와 같은 것으로 그 가치를 따지기 어려울만큼 소중한 자산이다. 그 청정성을 지켜 자타가 공인하는 '청정 강원'의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야 말로 도와 도민이 힘을 모아 이룩할 과제이다. 청정 수질, 청정토양, 청정 농산물, 청정 해양, 청정 수산물, 청정 산림으로 강원도의 청정성을 인정받을 때 그 부가가치는 강원도와 도민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환경의 날', 각종 행사도 중요하지만 청정강원을 지키는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고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큰 과제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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