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이 동해항에서 출항하는 금강호의 운항여부를 이달 안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현대가 북한측과 금강산 육로관광을 합의한 상태고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육로관광이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고비용 뱃길 관광사업이 재검토될 것이란 사실은 충분히 예측된 일이었다. 현대상선은 실제로 7월 이후의 금강산 관광객 예약을 중단해 동해~금강산 관광유람선 운항사업의 포기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보인 상태다.

금강산 뱃길 관광사업의 지속여부는 물론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이 결정할 일이다. 관광수요가 줄어들고 누적되는 적자 규모가 점점 커져 사업의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면 기업의 속성상 사업 중단은 불가피한 일임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해~금강산 뱃길 관광사업을 섣불리 중단해선 안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금강산 유람선 관광사업은 현대가 독자적으로 성취한 사업이 아니었다. 사업을 추진한 것은 현대였지만 이 사업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해온 것은 정부였고 지자체였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닌 대북정책의 상징적 의미와 무게때문에 정부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거는 기대 때문에 행정적인 지원을 펼쳐왔다. 금강산 뱃길관광사업은 정부와 현대 지자체인 강원도의 유기적인 합작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아산은 지난 98년 11월 첫배를 띄운 후 2년반 동안 막대한 적자를 보았다. 존폐기로에 섰던 금강산관광사업이 최근 현대와 북측의 합의로 회생의 길을 찾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번 합의는 현대와 북한측이 서로 포기할 수 없는 이점의 접점을 찾아 성사된 것으로 육로관광의 길을 여는 소득을 얻게 했다. 그러나 육로관광은 아직 1년이상의 준비기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부딪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아 성사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시점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지막 유람선 금강호의 운항 중단을 결정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뱃길관광은 국내관광객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을 비롯한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해 환동해권 관광의 기반을 형성하는 장기적 사업이 될 수도 있다.

금강산 뱃길관광사업이 단순한 경제논리로만 추진하고 실행해온 사업이 아니라는 점도 이를 섣불리 중단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또한 동해시민의 기대와 희망 속에 뱃길을 연 현대측이 당장의 손익만을 계산해 일방적으로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지역주민에 대한 기업의 신뢰를 저버리고 기업 이미지까지 손상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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