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가 엊그제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12명으로 구성된 도의회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가 적극적인 공식활동을 통해 유치 종력전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동계올림픽 용평유치는 그 당위성을 넘어 도민의 자존심이 걸린 현안이다. 그동안 범도민유치위원회가 구성되고 행정의 전담반이 편성되는 등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도와 도민의 노력이 기울여져 왔지만 전북과의 유치경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김진선지사가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공개토론을 벌이자고 전북에 공식 제안했으나 전북측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 토론보다는 양쪽이 각기 유치전략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자는 뜻 같기도 하고 유치의 자신감을 표시한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벌어진 유치경쟁이라면 동계올림픽을 강원도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와 도민의 과제이다. 그런 측면에서 도의회가 늦게나마 유치특위를 구성한 것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그만큼 조직적인 힘이 붙는다는 의미와 함께 도민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한 지방의회 차원의 유치활동이 공식적으로 전개된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우리가 여러번 지적했듯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후보지의 지리적 자연적 환경과 경기시설 부대시설 등 객관적 여건에 따라 선정되어야 하고 그런 객관적 잣대가 투명하게 적용될 경우 도내 용평이 적지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북과의 유치 경쟁 과정과 정부의 조심스런 태도를 종합해보면 반드시 '객관적 잣대'로만 후보지가 선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정치적 입김이나 외부의 영향력이 개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는 느낌이다. 만일 정치논리가 개입된다면 정치적으로 열세에 놓여있는 강원도는 불리한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이미 구성된 범도민 유치위원회와 함께 도출신 국회의원 등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인사들, 지방의회,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목소리와 힘을 결집해 '정치력'을 형성하는 일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번에 결성된 도의회 유치특위가 도민의 정치력을 형성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유치특위 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팽팽한 경쟁이 있었던 것만큼 유치특위가 긴장감과 조직력을 잃지 않고 지속적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주기 바란다. 도민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 때문에 마지못해 유치위를 구성하고 형식적인 유치활동으로 체면이나 유지하려 한다면 그런 유치위원회는 없느니만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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