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금강산 관광객 559명을 태우고 떠났던 금강호가 내일 동해항으로 들어온다. 드디어 금강호까지 닻을 내림으로써 '동해항(東海港)시대'는 이제 끝났다. 사실은 금강산 뱃길 관광의 마감이다. 속초에서 떠나는 설봉호가 있긴 하다. 그러나 현대 측은 최근 "7월2일 출항 하는 설봉호 모집관광객이 50명을 밑도는 수준"이라며 "운항계획을 다시 검토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그 배의 운항 운명도 유동적인 것이다. 북한 장전항에 떠있는 해상 호텔 ‘해금강'도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자들이 ‘마지막 손님’이었다. 환상의 금강산 뱃길 관광이 사실상 2년 반의 무지개 꿈으로 끝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적자운영 개선책으로 해상관광이 육로관광으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해상관광의 마감이 강원도에 중대한 '두 가지'를 상실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안으로 지역경제의 추락이며, 밖으로는 환동해권 관광축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 상실이다.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과제가 등장한 것이다. 동해시와 지역 상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 반 동안 관광객 숙식비, 선식 및 선용품 납품, 취항관련 업체 용역비, 관광객 쇼핑 등의 금강산 특수는 166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특수가 속초든 어디든 이동되고 있다면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가 뱃길 관광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런 대체효과조차 기대할 수 없게 하고 있다. 현대는 분명히 "해상관광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논리 상 그건 어디까지나 관광객이 다시 늘어났을 때 얘기다.

과거 강원도가 환동해권 관광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들떴던 기억을 되새길 필요도 있다. 사실 강원도와 일본, 러시아 극동, 중국, 북한을 잇는 관광벨트는 정치적 여건만 성숙된다면, 이 만큼 그럴듯한 상품도 없을 것이다. 동해를 가운데 둔 5개국의 관광벨트는 '극동의 지중해'를 연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강산 가는 배'는 고작 횟집·해수욕장이나 관광인줄 알았던 동해안 주민들에게 새삼 그런 마인드를 심어주며 관광의식 혁명을 일으켰었다. 육로관광이 이뤄질 때를 대비해, 차로 갔다가 배로 돌아 온다든 가, 해금강과 관동팔경을 바다에서 바라보게 한다든 가 하는 끊임없는 아이디어 발굴로 '금강산 뱃길'을 현대가 포기하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 한쪽에서는 '그렇게 해 현대나 좋게 할 일 있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주민이 기회를 상실케 하느냐 포착케 하느냐는 늘 지자체 역량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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