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사업으로 지역경제가 내리막길에 들어섰던 태백시는 그동안 지역주민과 자치단체의 처절한 자구 노력 끝에 새로운 고원관광 휴양도시로 변모해가고 있다. 검은 탄광촌에서 청정 휴양도시로, 황량한 폐광지에서 활기찬 관광도시 고원 체육도시로 그 이미지를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한 석탄산업의 본고장이 산업구조의 변화 물결에 휩쓸려 침몰하지 않고 새로운 관광 문화 체육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이면에는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결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의 끈질긴 투쟁으로 폐광지역 진흥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이끌어냈고 그 지원을 힘입어 공동화 위기에서 벗어난 지금 민관이 '새로운 삶의 터전 태백'을 건설하고 있다. 도시 환경 개선을 통해 도시의 면모를 일신하고 접근성을 개선해 대체산업을 유치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원 체육 훈련장도 그중 하나이다. 태백의 지형적 지리적 특성과 기후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고원 훈련장' 개설은 태백시가 추진하는 고원 관광 휴양 도시와 함께 이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아이템인 것이다. 국내 주요 실업 스포츠 팀과 각급학교 선수 팀이 여름철 전지 훈련장으로 태백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은 고원 훈련장으로서의 태백의 성가가 이미 전국에 알려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장 시설과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육상 축구를 비롯한 각종목 선수 팀들이 여름철 태백에서 전지 훈련을 하고싶어 하지만 변변한 축구장이나 육상트랙 실내체육관이 별로 없는 실정이라 이들의 신청을 모두 수용할 수가 없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는 노릇이다. 경쟁하듯 태백 전지훈련장 사용을 신청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대학 실업팀들이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올 한해만도 10여개 팀 1천여명의 선수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딱한 사정이다. 지역 경기 활성화의 호재를 뻔히 보면서 놓치고 있는 꼴이다.

태백시가 2004년까지 경기장을 5개로 늘려 훈련 팀들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너무 늦은 대응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원 청정 휴양도시 관광 체육도시로의 변모를 모색하는 단계에서 이미 지금과 같은 체육시설 숙박시설 부족을 예상하고 대응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늦었지만 자치단체의 행정력과 주민들의 결집력을 또한번 발휘해 부족한 시설을 확충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천혜의 자연적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자치단체의 역량과 지역주민의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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