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이 70세가 넘는 시대에 5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까지는 노인이 아니다. 초로(初老)의 나이에 접어들긴 했지만 장년의 의욕과 일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어 얼마든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더구나 오랜 직장생활에서 축적된 전문분야의 지식과 기능, 일처리에 대한 원숙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단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내몰린 사람들도 많다. 그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은 당사자를 위해서는 물론 기업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고 또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일자리를 얻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기'보다 어려운 실정이어서 수많은 인력이 사장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춘천 원주 강릉 태백 영월 등 도내 5개 노동사무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접수된 구직신청자 1만8천378명 중 55세 이상 고령자들이 전체의 14.7%에 이르는 2천709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300여명에 불과해 아직도 2천4백여명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40대의 한창 일할 나이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또 수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문턱에서 밀려나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사회 실정을 감안하면 55세 이상 고령자들의 취업난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 고령 인력이 지닌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오랜 경험에서 쌓은 각분야의 노하우가 어떤 방법으로든지 활용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정부는 고령자들의 취업 촉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기업이 3개월 넘게 실업상태에 있는 55세 이상 고령자를 채용할 경우 1인당 매월 25만원의 장려금을 6개월동안 지원한다거나 경영난에 봉착했던 기업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고한 근로자를 다시 채용할 경우 30만원씩의 고용장려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고령 인력이 여전히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가 아직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나라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가 취업난의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기업들이 끊임없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가 이를 장려 지원하는 정책을 적극적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방법밖에 지금으로서는 달리 대안이 없을 것이다. 이와함께 전문성과 일에 대한 열정을 지닌 고령 실업자들의 인적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산업현장과 연결하는 지역별 시스템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관련기관이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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