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도경찰청이 범죄와의 전쟁에 돌입한 것 같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살인 납치 사건이 조직폭력배 일당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동된 도경찰청의 강력한 조폭 소탕 의지가 우리 사회에 범죄적 분위기를 원천적으로 해소하려는 기본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드러나는 현상의 근원적 치유가 있기 전에는 마치 잡초가 되살아나듯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반복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잡고 잡히는 끊임 없는 싸움으로 인해 치안 에너지 고갈 및 대주민 고품질 치안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엊그제 조창래(趙昌來) 강원도경찰청장이 언급한 "범죄 분위기부터 제압하라"에 주목한다. 조청장의 이 말은 범죄를 발생케 하는 우리 사회 오늘의 현상을 정확하게 짚어낸 요체적 언급으로 보인다. 우리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만연된 사회에서 언제 어느 곳 어떤 형태 어떤 규모의 사건 사고가 돌발할지 아무도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살고 있다. 이것은 현대사회의 어두운 일면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범죄 발생 가능성이 많은 지역에 치안력을 유지시킴으로써 범죄 분위기를 사전에 제압하는 강력한 치안 행정이 요구되는 때다.

특히 우리는 경찰관이 괴한에 의해 근무 중 총기를 빼앗기거나 피의자가 파출소에서 난동을 피우는 일이 빈발하는 등 공권력이 심한 무기력 증상을 보이는 최근의 현상을 일거에 반전시키며 주민들에게 다시 공원력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할 것이란 측면에서 조청장의 발언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런만큼 도경찰청은 원주에서 일어난 이번 조직폭력배 살인 납치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여 사건 해결에 완전무결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에서 조직폭력배들이 이권다툼을 하고 그 와중에 살인 납치가 저질러졌다면, 청소년을 '슬림형' 추종세력으로 조직 구축해 왔다면, 그리고 다른 시군에 12 개 폭력조직이 준동한다면 그동안 강원도에 대한 이미지나 정서와 너무 달라진 현실에 놀라게 되고, 따라서 우리는 이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낀다.

동시에 역시 사건 발생 뒤 한시적으로 폭력배 색출에 나서는 것보다 항상 공권력이 우위를 지켜 범죄를 사전에 막는 '예방치안'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범죄 분위기 제압' 요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돼야 할 것이다. 이제 강원도는 마약 조폭 등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범죄에 안심할 수 없는 예비우범지역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 외지에서 우범자들이 유입돼 강원도적 미풍양속을 해치고 상상을 초월할 사건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범죄 분위기 제압'은 바로 이럴 때 실효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경찰청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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