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수도권과 도내 영서 북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가 곳곳에서 물난리를 일으켰다. 300㎜가 넘는 장대비로 화천군 일부 지역에서 가옥과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15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루 사이에 100~300㎜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영서 북부지역의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도내 산간지역 곳곳의 도로에서 산사태와 낙석사고가 발생해 교통이 두절되거나 통제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본격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라 미처 손 쓸 틈 없는 피해였다지만 장마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더 큰 피해를 당하게 될지 그게 걱정이다.

오랜 가뭄 속에서 땀과 눈물로 가꾼 농작물이 갑자기 밀어닥친 물과 토사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습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 개울물에 밭둑 논둑이 무너지고 농로가 유실돼 일년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또다시 절망에 빠져 하늘을 원망한다. 그러나 깊이 살펴보면 하늘만 원망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상습 수해지구에서 당하는 비 피해는 근본 치수에 소홀하고 땜질식 임시조치에 능한 행정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산간 도로의 절개지에서 반복되는 산사태와 대형 낙석사고도 마찬가지다.

이번 폭우로 도내 산간 도로 6개 구간에서 낙석사고가 발생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고성군 진부령에서는 3천t이 넘는 낙석이 도로를 덮어 장시간 교통이 두절되었다. 춘천~화천 춘천~양구 등 국도 지방도 구간에서도 크고작은 낙석사고가 발생해 교통이 통제되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 7월 초 인명피해까지 낸 춘천 용산리 낙석사고는 아직도 완전복구가 되지않아 보름이 넘도록 차량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절개지가 많은 강원도 산간 지역 도로들은 해빙기와 장마철이면 연레행사처럼 낙석사고가 이어져 가뜩이나 불편한 교통사정을 더욱 악화시킨다. 그때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도로를 덮은 낙석을 치우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기상청은 올 장마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많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지금의 국내 기상예보 기술로는 집중호우의 시간과 지역 예상 강수량 등을 정확히 에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상습 수해지역과 수해 취약지역에 대해 대비책을 세우는 일밖에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장마가 끝나면 해마다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이 적지않은 비를 뿌릴 것이다. 우선 당장 급한 수해 복구를 서둘러야 하고 장마피해 태풍피해 대책과 함께 항구적 수해방지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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