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찔끔거리고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리다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장마철 기상 변화로 각종 농작물 병충해가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다. 긴 봄가뭄을 이겨내며 애써 가꾼 농작물이 장마철 병충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방제작업을 펴야 한다.

정선 평창 등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지역에서는 이미 무름병이 발생해 출하를 앞둔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는 소식이다. 본격 출하기에 병충해가 번지면 너도 나도 출하를 서두르게 되어 제값을 받지 못하고 마침내 생산비도 건질 수 없는 경우 그대로 갈아엎는 참담한 일까지 생기게 된다. 그동안 쏟아부은 영농비가 고스란히 농가의 빚으로 남게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고랭지 채소뿐만 아니라 일반 농가의 원예작물과 벼농사도 병충해가 번지기 전에 미리 손을 써야 한다. 도내에서 벌써 9.8ha이나 되는 논에 잎도열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뭄철에 어렵게 물을 끌어대 모내기를 한 논들이다. 더이상 병충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농정당국이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농작물에 대한 병충해 방제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폭우로 유실된 농로부터 복구해야 한다. 이와함께 무너진 논둑 밭둑과 관개시설도 보수해 물갈아 대기 물빼기 등 작업이 제 때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민들은 폭우 피해를 복구하랴, 농작물 병충해 방제하랴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이들의 영농활동을 지원하는 일도 행정의 몫이다. 농약과 비료를 충분히 공급하고 필요한 영농장비를 제때에 지원하는 체제를 갖춰 실농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장마철을 전후해 번지는 수인성 전염병도 걱정거리다. 양구군의 한 마을에서는 결혼식 피로연 음식을 먹은 하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폭우로 침수된 지역에서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등 장마철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은 때이다. 보건당국이 이들 수해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방역작업을 펴고 있지만 무엇보다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생활주변과 신체의 청결을 유지하고 특히 음식물 조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날 음식 상한 음식을 조심하고 반드시 물을 끓여먹도록 해야 한다. 파리 모기같은 전염병 매개체들을 구제하고 병균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방역작업도 펼쳐야 한다. 지역주민과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 농작물 병충해 확산을 막고 전염병을 예방해 무덥고 습기찬 장마철을 탈없이 넘기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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