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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害로 분열된 민심

2001년 07월 31일 화요일



춘천시 신북읍 용산 정수장부근 북한강가의 국도에서 또 낙석이 발생해 '한 달 새 같은 자리 3번'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번엔 아예 춘천∼화천간 국도를 완전 두절시킨 대형이어서 '그동안 돈을 쏟아 부었던 낙석방지시설이 모두 형식이었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당국이 '서둘러 안전 보강시설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주민 쪽에서는 '웃기지 마라'는 반응이다. 사상 최고의 수해를 입었던 횡성군 청일면 춘당1리 작은 다리골 등에서는 급기야 시민단체까지 나서 이번 수해가 765㎸ 송전탑을 세울 때 닦았던 진입로를 방치한데서 빚어진 인재라고 주장하면서 한전을 상대로 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흥분하고 있다. 7명의 인명피해까지 났던 재난에도 불구하고 기관장, 유지들이 술을 마셨다는 홍천군의 '폭탄주 사건' 에 대한 여론도 가히 가마솥 끓기이다.

출향인은 물론 전국 각처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쏟아지는 비난, 해명, 재비난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주민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올 여름 장마 한가운데서 수해 책임을 놓고 빚어지는 이같은 행정불신과 냉소, 주민사이의 반목과 분열은 과거 어느 때도 볼 수 없었다. 재해가 발생하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보내 수해당사자들을 위로하고, 재기의 힘을 북돋우었으며, 길이 끊기면 이어질 때까지 불편을 감수하고 인내하던 미덕이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던 방법이다. '이 이반된 주민정서를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가 지금 장마전선 한가운데서 화두로 등장했다. 누군가 분열된 주민 정서를 한데 아우르는 지혜를 발휘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지금 현장의 소리는 무척 거칠다.

1차 적인 책임은 행정이 주민 편에 서있지 않는데 있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 고친 자리에서 또, 그리고 도 낙석이 발생해 아예 도로를 막아버릴 수 있나. 기술상 불가피한 상황일 것이라고 믿고는 있다. 그러나 터널을 뚫는다던가 하는 항구적인 계획이 있었다면, 또 낙석이 발생하더라도 그렇게 분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당국이 알기 바란다. 수해원인이 송전탑이었는지도 행정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옳다. 행정이 주민편이 아니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결국 주민이 극도의 패배감에 빠져 있는 것 아니겠는가. '폭탄주 사건'도 진위여부를 따지기 전에 시인할 것은 깨끗이 시인하며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아쉽다. 마치 주민과 공무원이 홈페이지 안에서 감정대립의 설전을 벌이는 것 같은 인상은 작은 일도 부풀려질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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