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방학 기간중 도내 초중고등학교 교원 6천여명이 각종 연수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초중등 교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교장 교감 자격연수와 1급정교사 자격연수 일반 연수 직무연수 등에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교육청 및 교육부가 지정한 공식 연수 외에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연수까지 감안한다면 여름방학 중 연수 참여교사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교원의 자기 계발과 교육관련 직무 및 전공 교과분야의 지식을 넓히기 위한 교원 연수는 교육의 전문성을 심화 고양하고 교수 학습활동의 질적 수준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교원 연수에 참가하는 교원 수가 해마다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 시비를 일으킬 게 못된다.

그러나 교원연수가 본래의 취지나 목적과는 달리 승진 전보 등 교원 신분상의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양적 증가를 이루고 있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자격 연수와 직무연수는 말 그대로 교사의 직급 자격을 인정하거나 직무에 따르는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하는 연수이다. 연수 자세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연수 성적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 성적을 승진 전보에 일정비율 반영하는 것도 경쟁사회에서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연수과정과 결과에 성적 순위를 매기고 이 점수를 승진 전보에 반영함으로써 교사들로 하여금 연수열기를 고조시키고 연수 점수에 민감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연수 부담을 안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들 스스로 가산점 획득보다는 자기 계발을 위해 연수에 참여하는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연수과열 현상을 교사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연수점수가 승진 전보에 영향을 미치는 현 인사제도에서 그런 말은 원론적 공론일 뿐이다. 교원의 전문성과 직무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집단 연수가 필요하다면 교육청 관계자의 말대로 교원이 스스로 참여하고 최선을 다해 과정을 이수하도록 유도하는 연수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 그 매력도를 승진 전보에 반드시 필요한 점수로 계상하는 것은 교원을 점수따기 대회에 내모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교원들의 방학이 새학기를 준비하는 재충전 기간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억지 연수기간으로 변질된다면 그런 연수는 오히려 교원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키는 '통과의례'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교사들에게 강박감을 주는 점수따기 연수보다는 스스로 필요성을 인식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보람을 느끼는 교원연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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