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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봉사직이라지만

2001년 08월 10일 금요일


일선 시군의 통장 이장 반장들은 지방 자치행정의 모세혈관과도 같은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 이장들은 마을을 대표하는 수장이자 시군 행정업무의 최종 수행자이기도 하다. 시군 행정의 현장 집행이 대부분 이장의 손을 거쳐 이루어지고 지역주민의 목소리도 이장을 통해 행정에 전달된다. 행정의 바탕이 되는 각종 통계도 이장의 협조 없이는 작성이 불가능하다. 마을의 대소사는 물론 시시콜콜한 지역주민들의 문제까지 이장이 직접 나서서 챙기고 해결해야 할 경우도 흔하다.

지역주민과 행정기관을 연결하는 농어촌 이장들은 공무원 과 맞먹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생업에 종사한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자신의 생업이 뒷전에 밀릴 수도 있다. 마을을 대표하는 명예직이고 마을 일을 내일처럼 챙겨야하는 봉사직이라 이장들은 항상 일거리를 짊어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사방 십리 안팎에 흩어져 있는 지역 주민의 민원을 모아 멀게는 수십리 떨어진 면사무소나 시군청을 드나들며 전달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 복잡하고 궂은 일일수록 싫은 소리도 듣게 마련이다. 그런 일을 맡은 이장들에게 돌아가는 대접은 미미하기 짝이없다. 나이 든 이장들의 경우 어른 대접이라도 받지만 젊은 이장들은 그저 일꾼일 뿐이다.

그래서 농어촌에서는 선뜻 이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일을 수행하다보면 뜻밖에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도 흔해서 본의 아니게 인심을 잃기도 한다. 이장에 대한 처우라고 해봐야 연간 130여만원 정도의 수당이 지급되는 게 전부다. 한 달에 10만원 안팎의 보수인 것이다. 마을 일을 맡아하다 보면 그 정도의 수당으로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교통비 통신비 등 경상 경비를 대기도 어렵다. 게다가한창 바쁜 농번기에 일이 밀리면 자신의농사일을 돌보기 어려울 때도 흔하다. 이득도 없이 바쁘고 고단한 직책이 농어촌 이장 자리인 것이다.

홍천군 두촌면 천혜2리 이인형 이장은 지난번 집중폭우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현장에서 일하다가 과로로 지쳐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지만 치료비와 입원비를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이장들이 공무를 수행하다 사고를 당할 경우 보상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충분한 직무수당은 지급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공무수행과정에서 발생한 재해에 대해서는 보상이 이루어져야 마땅한 일이다. 더욱이 자치단체 읍면동의 기능전환에 따라 이장들의 역할과 임무가 확대될 것을 감안한다면 그들에 대한 처우개선방안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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