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문학과 메밀이 지닌 향토성을 주제로 열린 평창 봉평의 '효석문화제'가 기대 이상의 성황을 이루고 막을 내렸다. 같은 시기 춘천에서 열린 막국수축제와 춘천 평창에서 개최된 국제메밀심포지엄도 메밀 음식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확산시키며 마무리되었다. 특히 봉평의 효석문화제는 올해 3번째 열리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20만명에 이르는 관객이 몰려들어 지역문화축제가 전국화하는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미 전국적 축제로 자리잡은 강릉 단오제와 전국 규모의 축제는 아니더라도 국내에 널리 알려져 차츰 참여인원이 늘어가고 있는 화천의 '비목문화제', 춘천의 '국제인형극제'와 '마임축제', 영월의 '단종제', 인제의 '빙어축제', 원주의 '한지문화제', 양구의 '도솔산 전적 기념축제' 등은 지역 문화축제가 단지 지역주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한마당 잔치가 아니라 지역의 관광문화 자원으로 정착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효석문화제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유산, 특산물이 이상적으로 결합해 독특한 지역적 서정을 창출함으로써 불과 3년만에 차별화가 뚜렷한 지역문화축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강릉단오제 효석문화제 빙어축제 비목문화제 인형극제 등 도내 지역문화 축제들이 차츰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는 문화자원으로 정착된 배경은 의외로 간단하다. 축제의 소재가 특이하다는 점과 축제를 주관하고 운영하는 주체들이 끊임없이 축제 내용을 보완하고 운영방법을 개선해 문화축제로서의 매력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외지 참가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어내는 다양한 체험요소와 먹거리 볼거리를 개발해낸 것도 지역축제를 전국화하는 요소가 되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정서와 체험요소들이 축제의 주제와 얽혀 지역의 향토성 정체성을 표출했고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 성장한 것이다.

지역 문화축제가 행사를 위한 행사, 전시성 짙은 지역단위 집안굿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때 지역주민의 화합이란 목적 외에는 기대되는 성과를 거둘 수가 없다. 오히려 예산 낭비라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소지마저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 정체성에 뿌리를 둔 소재로 축제를 구성하고 운영하되 홍보를 강화해서 '가보고싶은 축제'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 그런 축제의 모델을 이번 효석문화제가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자치단체는 물론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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