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 차(差)'가 3% 포인트대를 넘어선 것이 지난 4월이었다. 각 은행들이 수신금리는 경쟁적으로 끌어내리면서도 정작 고객들을 위한 대출금리는 거의 인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예대 마진이 이렇게 커질 수밖에 없었다. 대출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까닭은 각 은행들이 신용위험 부담인 리스크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예금은행들의 지나친 장삿속을 나무라는 소리가 적지 않았음에도 같은 현상이 여전히 계속돼 또 다시 문제삼게 된다.

이런 현상이 6 개월 가량 진행돼 오늘에 이른 가운데 최근 더욱 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정기예금금리가 0.29% 포인트 하락한 반면 기업대출금리는 0.03% 포인트 하락하여 대출금리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추세 속에 각 은행들이 프라임레이트(기준금리)보다 훨씬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의해 나타난 결과로, 은행이 대출받는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가산금리를 최고 5% 포인트 이상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금 각 은행들은 경영 합리화나 구조 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고, 또 서비스 부문의 개선은 도외시한 채 금리 조절 등을 통한 '누어서 떡 먹기식' 장사만 한다는 얘기다. 대출금액의 100%를 보증받은 '전액보증' 기업들에게 신용보증기관이 가산금리 5% 포인트를 적용했다면 '부분보증' 기업의 경우는 도대체 얼마나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지 묻게 된다. 영세한 기업에게 더욱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그리하여 결국 빈익빈 악순환을 강요하는, 이 같은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중소기업은 늘 이자 물기에 급급해 경쟁력 제고는커녕 존립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은행들이 예대 마진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서 탈피하여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통해 전반적인 수익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보여 줄 것을 촉구한다. 물론 은행도 인건비 등 각종 비용, 대출 과정에서의 신용 리스크와 부실률 등 따질 것이 많으나, 동시에 대출받는 쪽의 어려운 입장에도 고려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공공·공익적 의무감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산업의 첨병인 우리의 중소기업으로부터 '고금리 횡포'라는 비판을 듣지 않도록 적정 수준의 예대 마진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 예대 마진이 전체 영업 이익의 70∼75% 선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지금의 경영 방식 및 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런 근본적 변화에 앞서 무엇보다 먼저 가산금리를 없애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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