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이미 마쳤고, 강원도는 어제부터 대한올림픽조직위원회(KOC) 평가단이 국내 후보지 실사에 들어갔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 한국 후보지는 이제 오는 10월 말 KOC의 낙점만 남았다. 그동안 두 지자체와 도민들이 벌여오던 치열한 후보지 유치 경쟁도 사실상 마감됐다. KOC가 이제 제안서나 실사 자료를 토대로 심사와 투표를 거쳐 높은 점수가 나 온 도(道)의 손을 들어주면, 그것으로 국내 개최 후보지가 최종 확정된다. 문제는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유치 신청하게 될 '한국 개최지의 본선 경쟁력'이 '강원' 또는 '전북' 가운데 어느 쪽에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KOC에게 이번 실사는 물론 그 후 심사와 투표과정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을 한국으로 가져 올 수 있는 가능성을 놓고 판단해 달라'고 주문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서 '왜, 강원도인가'를 새삼 밝혀 제시하려 하는 것이다. 2010년 대회를 신청한 스위스, 중국, 오스트리아, 폴란드, 핀란드, 슬로바키아, 캐나다 등 8개국과의 경쟁에서 한국은 '대륙간 교차 개최 원칙' 외엔 사실 두드러지게 내세울 게 없다. 그 원칙도 2008년 '베이찡 하계 올림픽' 유치 등 일련의 스포츠 외교환경의 난맥상 때문에 절대 보장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전북에서도 그런 핸드 캡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 실사에서 특정인의 외교적 역량을 강조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강원도는 엊그제 취임한 한승수(韓昇洙) 유엔총회 의장의 외교적 입지와 역량이 누구보다 앞설 것임을 내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본선'에서는 IOC가 요구하는 '유치기준+α'가 제시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그것이 강원도가 아니고는 충족할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두 道가 서로 '우리가 낫다'며 내놓은 유치 제안서를 보면 터놓고 말해서 '도토리 키 재기'다. 평가단도 서로 `환경, 경제, 관광. 문화 올림픽'이라는 주장에 변별력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그 점 때문에 후보지 확정을 늦춰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강원도는 지금 전북은 물론 다른 8개국도 치를 수 없는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동계올림픽까지 남은 8년 동안 남북관계는 어떤 형태이든 크게 개선돼 갈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최후의 동서냉전 종식 구도를 전망할 수 있는 세계사적 전환기이다. 분단국의 분단도(分斷道)에서 세계인의 축제를, 그것도 여건 변화에 따라 남북이 공동으로 평화올림픽을 치른 다는 것은 그 자체가 올림픽 정신이며, 올림픽의 진정한 가치이다. 바로 이 점이 본선 경쟁력의 'α'이며, '왜, 강원도인가'에 대한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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