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 해에 비해 이미 높은 가격이 형성된 사과 배 등 햇과일이 명절대목을 맞으면서 한 주일 사이에 30%가까이 올랐고 고등어 갈치 김 등 수산물도 작년 이맘때보다 3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명절대목 때면 어김없이 오르는 농수산품 가격이 올해도 추석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햅쌀 과일 육류 수산물 등 추석 성수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일부 품목이 품귀현상을 빚기 전에 물가 당국과 유관기관이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할 때다.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추석 성수품 가격이 오르면 공산품 등 생필품의 가격이 따라 오르고 개인서비스 가격까지 들먹이는 현상을 명절대목 때마다 겪어왔다. 뒤늦게 당국의 물가대책이 나오고 한시적 물가대책반이 구성되어 집중단속을 벌이는 등 요란을 떨지만 이미 오를대로 오른 물가를 안정시키는데는 역부족이란 평가도 늘 들어오던 말이다. 당국이 손쓸 틈 없이 올라버린 명절 물가를 대목때 잡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 도와 각 시군이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지도단속을 벌이고 농림부가 다음주부터 추석 성수품 방출량을 늘리기로 한 것은 늦은 감이 있다. 일단 오르고 난 명절 물가를 오르기 전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목 전에 비축 물량을 방출해 제수품을 비롯한 추석 성수품의 수요 공급 안정선을 유지했어야 하고 최소한 성수품 방출로 명절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사전 홍보를 강화했어야 한다. 당국의 집중 지도단속과 성수품 방출량 확대가 추석 물가를 얼마나 안정시킬지 아직은 의문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은 물가당국의 슬기롭고 합리적인 대책이 시행에 옮겨지길 바랄 뿐이다.

경제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테러 여파까지 겹쳐 국내 실물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경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물가가 급등하고 이에 따라 소비심리가 급속하게 위축된다면 그 파장이 내수시장을 얼어붙게 해 그렇지않아도 늪에 빠진 경기 침체를 확산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당국은 도내 기업의 체불임금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해소되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비축된 성수품을 적기에 방출해 추석 물가가 더이상 치뛰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서민가계를 위협하는 우울한 추석이 되지 않도록 슬기로운 행정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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