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이 마침내 금강산 카지노 개설을 정부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엊그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윤규 현대아산사장은 금강산을 국제적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카지노와 면세점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미 북측과 합의된 사항'임을 또한번 강조했다. 과거 현대상선이 제출했던 금강산 해상호텔 카지노 임대 승인을 정부가 유보한 상태지만 현대아산으로 사업주체를 바꿔 금명간 다시 신청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금강산 카지노 개설을 반드시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현대아산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7월23일과 9월12일자 본란을 통해 현대아산의 금강산 카지노 설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닌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남북 화해무드와 교류협력 사업의 원활한 진전을 위해 도와 도민이 이를 성원해온 사실도 지적했다. 폐광지역 진흥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이를 근거로 폐광지 카지노를 설치한 것은 공동화 황폐화된 탄전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유일한 대안이었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도와 해당지역 주민들이 쏟은 열정도 언급했다. 폐광지역 카지노를 바탕으로 무너지기 직전의 탄전지대가 고원 관광 휴양지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현대측이 꽉막힌 금강산관광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금강산 카지노 개설을 추진한 속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강산 카지노가 금강산관광사업의 전부 또는 관건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현대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대가 금강산 카지노에 집착하는 속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 막 뿌리내리기 시작한 국내 유일의 폐광지 카지노의 존립을 위협하면서까지 금강산 카지노를 강행해야 하는지 묻지않을 수 없다.

금강산 카지노 설치가 '북측과의 합의사항'임을 누누이 강조해온 현대의 속셈도 이번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사장의 발언으로 분명히 드러났다는 느낌이 든다. 북측과 이미 합의된 사항이니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승인 없이 현대가 단독으로 북측과 합의한 것이라면 과연 절차상 옳은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문화관광부의 의견을 들어본 다음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통일부장관의 답변은 온당치 못하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폐광지 이외에 더 설치할 수 없다"는 그동안의 정부방침을 스스로 허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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