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박(農泊)'이란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팜 스테이(farm stay)'와는 내용적으로 다소 다른 개념으로 농가에 머물면서 영농 및 농촌문화를 체험하고 동시에 수려한 자연 속에서 안락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른바 '농가 그린투어리즘'을 이르는 말이다. '팜 스테이'가 농촌 문화 관광을 종합적으로 연계하여 마을 단위로 운영되는 것에 비해 '농박'은 이보다 축소된 개념이기는 하나 농가 단위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하는 체류형 농촌 관광사업이다.

근본적으로 이같은 그린 투어리즘은 여가 시간이 증가하고 인구의 노령화가 진행돼야 활성화되는 사업인데, 강원농협이 지금쯤 강원도에서 '농박' 그린 투어리즘을 실현해 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도 바야흐로 노인인구가 늘어나 노령화 사회 문턱에 들어섰고, 또 주 5일 근무제가 실현되면 여가 활용 문제를 놓고 '즐거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농촌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강원도가 다른 지역에 앞서서 농촌의 관광자원화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미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 몇 나라는 '농업관광' '팜 인(farm inn)' 등의 이름으로 농박을 시행하고 있고, 특히 오스트리아에서는 농가 25만 가구 중 7%인 1만7천 호가 농박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외국에서처럼 우리도 농박 제도를 시행하면 우선 도시인들이 그야말로 탈(脫)도시하여 체험을 통해 농촌을 재발견하게 되고 또 농촌으로서는 농가 자원을 관광 상품화할 수 있게 돼, 결국 농박이 양자 모두에게 이로운 사업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강원농협이 농박 계획을 사전에 세밀히 준비하여 한 발 앞서 도전함으로써 이 분야에 선진 노 하우를 축적할 것을 권한다.

다만 이것이 관광을 제일로 삼는 '한국관광의 1 번지' 강원도에 걸맞는 참신하고 성공을 예감할 수 있는 바람직한 계획인 만큼 몇 가지 유념할 일이 없지 않다. 이 경우 많은 농가가 참여하여 골고루 제도의 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하고 적은 투자로 실질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따라서 농협이 이 사업을 부녀복지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향 설정은 신뢰할 만하다. 값이 싸고 순박한 인심과 농촌 토종 먹을 거리를 제공하고, 볼 거리 문화행사 등과 연계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강원도만의 특별한 농촌 체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의 성공을 위해 행정을 비롯한 각계의 지원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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