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강원도는 또 하나의 숙원을 해결하게 됐다. 그것이 숙원이었던 만큼 대관령은 역사의 현장으로서 이제 강원도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게 될 것이며, 동시에 아흔아홉 굽이의 과거의 대관령은 희미한 추억의 옛 그림자로 남게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파노라마처럼 과거 현재 미래로 펼쳐 생각하는 까닭은 대관령 구간 개통을 강원도의 사회간접자본 시설 하나가 오랜 세월 뒤에 비로소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식의 단순한 물리적 변화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모든 것이 전날과 달라질 것이란 측면에서 이것은 거의 혁명이며 거의 개벽이다. 지리·환경의 변화는 그 곳에 사는 사람의 의식을 변화시킬 게 분명하고 의식의 바뀜은 곧바로 삶의 변모로 이어질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특별히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망을 비롯한 사회 인프라의 고속·고질화로 사람들의 생활의 질 역시 같은 수준으로 이동하는 한 양상일 따름이다. 이런 점에서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의 개통은 지역 주민의 삶의 층위를 한 차원 높히는 화학적 변화, 따라서 인생파적 격변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생각 아래 우리는 5 년 동안의 대역사 끝에 이뤄낸 대관령 구간 개통을 매우 기쁜 마음으로 바라본다. 새로운 희망으로 가슴이 설레기까지 한다. 이는 물류비 2천억 원 절약, 생산 유발 1조1천억 원, 고용 유발 3만 명, 그리하여 6천억 원 가까운 소득 유발 효과, 그리고 2천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을 가져올 것이 예상되므로 지극히 당연한 가슴 떨림이다. 동서 관통의 대동맥이 뚫림으로써 영동과 영서는 거의 동일 생활권이 되며, 서울은 천리 타향이 아니라 이웃마을로 다가온다. 한 마디로 통합과 번영의 신(新)비단길이 우리 앞에 펼처진 것이다.

이제 문제는 이런 희망 어린 예상에 취하기 보다는 이의 현실화를 위해 철저하고 다양한 계획을 세울 때란 사실이다. 심리적 시간적 거리 단축과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여가 시간 확대를 관광객 연간 400만 명 증가로 실현시키려면 지금과 같은 열악한 관광 인프라로는 어림 없는 일이다. 고품질의 관광·문화 코드를 찾고 강원 사회의 모든 마이너를 메이저한 것으로 바꾸어 놓아야 뚫린 길을 따라, 대관령의 변화뿐 아니라 대관령의 향수(鄕愁)를 찾아, 과거와 오늘을 좇아 도시인들이 강원도로 강원도로 몰려 올 것이다. 공은 다시 강원도로 돌아왔다. 동서 대동맥 대관령 구간 개통은 기쁨과 함께 우리에게 다시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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