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 편집부국장 겸 사회부장
정화의 항해후 600년이 지난 오늘. 중국이 다시한번 아프리카 대륙의 맹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대함대의 선장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다.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의 48개 수교국 지도자들을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했다. 지난 4일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베이징 정상회의'에서 중-아프리카의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8개항의 정책이 발표됐다. 중국은 오는 2009년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 규모를 2006년의 배로 늘리고, 아프리카연맹 회의센터의 건설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또 3년동안 아프리카 국가에 30억달러를 빌려주고, 수입업체에는 20억달러를 신용 대출한다.
지난달 14일 밤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시(杭州市) 젠탄장(錢塘江)에서는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강위에 띄어놓은 4척의 바지선에서 쏘아대는 불꽃들은 2006 항주 세계레저박람회를 자축했다. 좌우에 2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는 강변에서 100만명에 가까운 항주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꽃은 1시간 가까이 항주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4년전 만해도 궁벽한 시골의 논밭이었던 항주의 강남은 고층의 업무빌딩과 초호화 아파트 촌으로 변해 서울의 강남을 방불케 했다. 기자가 항주 방문중 만난 손충환(孫忠煥) 항주시장은 "우리 시는 이제 시후(西湖)시대를 마감하고, 젠탄장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은 물론 지방까지 이룩한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중국이 다시 세계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눈과 귀를 국내로 돌려, 오늘날 우리의 좌표를 본다. 국가적 리더십은 없고, 비전은 실종됐다. 지역간, 이념간, 계급간, 집단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하루 해가 밝고, 하루 해가 저문지 오래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투자하는 중국의 지도자와 12억 인민. 그들은 600년전 나침반 하나를 들고 망망대해로 나섰던 정화의 후예답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