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학교폭력으로 입건된 학생이 10월말 현재 1천228명이나 되고 이 중 164명이 구속되었다고 도경찰청이 밝혔다. 학교폭력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증거여서 안타깝고 또 걱정스럽다. 가장 즐겁고 꿈많은 청소년 시절의 학교생활이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이는 당사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해결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직접적인 폭력은 아니라 해도 한 학생을 여럿이 따돌리는 이른바 왕따현상과 함께 학교폭력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뿌리를 뽑아야 할 사회악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학교폭력은 교문 안팎에서 동급생 또는 상하급생간에 이루어지는 폭력이다. 학창생활에서 가끔 혈기넘치는 학생들 사이에 주먹싸움이 오가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요즈음의 학교폭력은 한 두 차례 주먹싸움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그 폭력의 양상이 도를 넘어선 것이어서 문제다. 주먹이 센 학생 하나가 저보다 약한 학생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고 교내의 주먹 세력끼리 패를 갈라 집단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개인과 개인, 집단과 개인, 집단과 집단 사이에 벌어지는 이런 폭력이 학교 안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대다수 학생들에게 두려운 마음을 갖게 한다면 이는 분명한 범죄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이 집단화 흉포화로 치닫고 피해학생들이 늘어나도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한데 대해 일선 학교와 경찰 학부모들이 함께 반성해야 한다. 이와함께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과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문제도 이들이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며 대책을 세워 시행해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교내외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학교 선생님들의 과제지만 폭력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이 나서야 하고 경찰도 적극적인 자세로 이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학교폭력이 과거와는 달리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그 양상도 성인 폭력 세계를 뺨 칠 만큼 지능화 흉포화된 상태여서 학교나 가정 경찰에게만 맡길 수 없는 난제 중의 난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도경찰청은 연말을 앞두고 학교폭력이 극성을 부릴 것을 대비해 전담수사대를 편성하고 학교 학부모와 협조체계를 갖춘 '2002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종합대책이 한시성 일회성 실적위주의 서류상 대책으로 머물지 않도록 경찰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학교와 학부모들의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학교 폭력의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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